등록 : 2019.04.16 00:38
수정 : 2019.04.16 00:49
러 외무부 티토프 1차관과 ‘전략대화’…“러, 핵협상 등서 적극 역할할 것”
러시아가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15일(현지시간) 확인했다. 러시아 외무부 제1차관 블라디미르 티토프는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조현 외교부 제1차관과의 회담에서 북러 정상회담 전망과 관련 ‘회담이 준비되고 있다’는 크렘린궁의 앞선 발표를 확인했다고 조 차관이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앞서 이날 자국 기자들로부터 ‘다음주 24일께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북러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합뉴스 보도 내용에 대해 질문받고 “회담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은 확인해 줄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에 관해 얘기해 왔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회담 시기와 장소 등이 최종적으로 분명해지면 알려주겠다”면서 “아직은 어떤 구체적인 것을 말해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조 차관은 티토프 차관 등과의 회담을 마친 뒤 모스크바 주재 한국 특파원단과 한 간담회에서 “러시아 측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측은 구체적 회담 일시와 장소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러시아 현지에선 푸틴 대통령이 오는 26~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 참석할 계획이며, 이 포럼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자국 극동 연해주에 들러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북러 정상회담은 오는 24일께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 차관은 이어 “회담에서 지난 2월 베트남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면서 “러시아 측과 하노이 회담이 실패가 아니라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이 회담을 발판 삼아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잘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측은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평화정착 과정에서 러시아의 지속적 협력을 당부한 데 대해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조 차관은 전했다.
양측은 또 내년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민간 및 정부가 참여하는 다양한 행사들을 내실 있게 준비해 나가기 위해 ‘수교 3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오찬을 겸해 3시간 이상 열린 조 제1차관과 티토프 제1차관 간 이날 회담은 ‘한러 전략대화 제7차 회의’로 개최됐다. 한러 전략대화는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양국 외교부 제1차관급 협의 채널로 양측이 서울과 모스크바를 오가며 열고 있다. 조 차관은 전략대화에 이어 한반도를 포함한 아태 지역을 담당하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도 만나 한반도 정세 및 양국 실질 협력 증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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