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박과 환적 의심’ 루니스호 여수항서 검색 받아

VOA 누리집 갈무리.

“3일 오전 검색 받았지만 특이사항 없어”
VOA “목적지 입항 않고 여러차례 공해상 머물러”
“제재 위반 혐의 한국 선박 처리는 미·UN과 협의중”

미국 정부가 최근 북한 선박과의 불법 환적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으로 지목한 한국 선적 루니스(LUNIS)호가 3일 한국 항구에 들어와 검색을 받았다.

외교 소식통은 “루니스호가 3일 오전 여수항에 들어와 관세청의 검색을 받았으나, 특별한 점이 발견되지는 않았다”면서 “당국이 추가 조사를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달 21일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과 관련한 주의보를 발표하면서 의심 선박 명단에 한국 루니스호를 포함시킨 바 있다. 이후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루니스호와 관련한 추가 조처를 요구한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루니스호를 비롯해 지난달 미 재무부가 북한 선박과 환적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목한 선박들이 목적지에 입항하지 않은 채 공해상에 머물다 되돌아온 의심스런 항적 기록이 포착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민간 웹사이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을 통해 이들 선박들의 지난 1년 간의 움직임을 확인한 결과 수상한 움직임이 가장 많았던 선박이 루니스호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4월11일 한국 여천항을 출발한 루니스 호는 다음날 중국 상하이 앞바다에서 약 200㎞ 떨어진 동중국해 공해상에 자리를 잡은 이후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통한 신호가 포착되지 않다가, 15일과 18, 26일 같은 장소에서 위치정보가 확인되는 등 당초 차항지(목적지)로 신고한 싱가포르에 입항하지 않은 채 2주 동안 공해상 같은 자리에 머무른 것으로 나왔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루니스호는 지난해 5월에도 두차례 동중국해 공해상에 머물다가 한국으로 돌아간 기록을 남기는 등 여러 차례 동중국해 등에서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루니스 호는 6500t급 유조선으로, 선사는 지난해 9월~10월 사이 관계 당국의 조사를 통해 혐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 혐의로 지난해 10월부터 출항을 보류하고 관계 당국에서 조사중인 P 선박의 처리 방안에 대해 미국 등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3일 “억류 6개월이 다 돼 이 선박을 어떻게 처리할지 미국과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 9항은 금지 활동에 관여한 것으로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경우 회원국 항구에 입항한 해당 선박을 나포·검색·동결(억류)하고록 했으며, 억류 6개월 뒤 제재위가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다고 판단하면 해당 선박을 풀어줄 수 있게 돼 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 선박과의) 불법 환적 사례가 늘어났다고 안보리 대북제재 패널위원회가 지적했지만 실제로 불법 환적과 관련한 제재 위반을 적발해 억류한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면서 “이는 한국이 제재 결의를 잘 이행하는 모범을 보인 것이라는 게 국제사회의 평가”라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