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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07 20:53 수정 : 2019.02.07 21: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글로벌 연합 장관 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비건-김혁철, 평양 담판 이틀째

‘약속’ 그쳤던 싱가포르 정상회담
베트남 합의문엔 ‘행동’으로 구체화

북, 비핵화 신뢰구축 첫 단추로
‘핵실험장 사찰’ 합의 가능성 높아

북-미 새로운 관계 수립 방안엔
연락사무소 설치·인적교류 등 거론
평화체제 위해 ‘종전선언’ 담을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글로벌 연합 장관 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북-미가 7일 평양에서 이틀째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재회’가 19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베트남 공동선언’에 담을 내용을 채우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전 스페인 대사)가 6일부터 시작한 실무협상의 윤곽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비건 특별대표의 미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대체로 드러난 바 있다. 우선, ‘베트남 공동선언’에는 북-미 양쪽이 새로운 의제를 담기보다는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이행 조처를 구체화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협상팀에 비핵화와 관련해 “과감하고 실질적인 조처들을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소개했다. 싱가포르 공동선언이 원칙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었다면 2차 정상회담 선언문에는 ‘행동’을 담고 싶다는 뜻이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지난해 북-미 두 정상이 발표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3항인 ‘완전한 비핵화’를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관건이다. 첫번째로,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국제 사찰단의 검증이 ‘비핵화 과정에 대한 신뢰 구축’의 첫 조처로 합의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이 평양공동선언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당시 직접 약속한 내용인데다, 비건 특별대표도 강연에서 ‘이행 방식’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비핵화 조처의 또다른 핵심 논의 사항은 영변 및 영변 이외의 플루토늄 및 우라늄 농축 시설 등에 위치한 핵 시설 폐기라고 할 수 있다. 비건 대표는 이번 실무협상에서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북-미 협상에 비판적인 미국 여론을 고려할 때, 이번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 시설 폐기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한테서 얻어내야 할 최소치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영변 이외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한 논의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한의 이런 비핵화 조처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미국이 제공하는 상응조처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북한이 제재 완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이 부분에서 북-미 양쪽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 있다. 미국의 제재 해제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외교가에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제재 완화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북한이 영변 핵 시설 폐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은 “영변 핵 시설과 동창리 시험장 폐기를 중심으로 제재 완화 정도에 따라 (추가 조처의) 플러스알파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큰 틀의 상응조처에 해당하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첫 조항, 즉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의 내용이 될 수 있는 △연락사무소 설치 △양국 간 인적·문화적 교류 등도 합의문에 담길 가능성이 있다. 비건 특별대표의 스탠퍼드대 강연 뒤 재조명을 받고 있는 종전선언은 싱가포르 공동성명 2항의 ‘평화체제 구축 노력’을 구체화하는 형식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종전선언은 상징적인 정치선언으로 제시하고 평화협정을 위한 틀을 구체화할 수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원하는 건 제재 해제, 연합훈련 및 (한반도에 미군) 전략자산 전개 중단을 비롯해 (초기) 액션 플랜의 이정표로 종전선언일 것”이라며 “(2차 공동성명) 합의문에선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1~2항을 구체화하는 부분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건 특별대표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한국 정부 쪽과 만나 협의 내용을 공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북-미 협상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비건 대표가 언제 오산(미 공군기지)으로 돌아올지는 주말까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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