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01 22:21
수정 : 2018.08.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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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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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상 싱가포르행
남·북, 북·미, 북·일 회담 관심사
미 “북 접촉 가능성 배제 못해”
강경화 외교 “북 만남 아직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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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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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아세안지역포럼(ARF·이하 포럼)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려고 3일 새벽(현지시각)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김창민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장은 1일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포럼 계기에 남북, 북-미, 북-일 외교장관 회담 성사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미·일 모두 이번 포럼 기간 북한과 양자 회담을 통해 종전선언 문제 등 4·27 판문점 선언 이행 협의(한), 비핵화 후속 협상 등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 동력 마련(미국), ‘납치자 문제’ 해법 모색(일본)의 전기를 꾀하고 있어서다.
올해로 스물다섯번째를 맞는 아세안지역포럼은 북한이 유일하게 정회원으로 참석하는 역내 다자안보협의체다. 북한이 가입한 2000년 이래 남북을 포함한 미·중·일·러 동북아 관련 각국의 대화 마당으로 이 다자회의체가 활용돼온 이유다. 실제 백남순 외무상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사상 첫 북-미 양자 외교장관 회담이 2000년 7월 타이 방콕에서 열린 9차 포럼 계기에 성사됐다.
이번에도 미국은 3~4일 열리는 포럼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리용호 외무상의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북-미 회담 가능성에 대해 “북한도 이번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어떤 접촉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계획된 회담 일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리용호’ 만남이 성사된다면, 기존의 ‘폼페이오-김영철(통일전선부장)’ 라인 외에도 북-미 외교장관 간 채널이 구축되는 의미도 있다.
최근 미국 언론에서 ‘북한이 핵 물질에 이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제조 중이라는 정황을 포착했다’는 보도가 나와,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부분 해체 등 우호 조처들이 조성한 긍정적 분위기가 약화되는 분위기다. 실제 이날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회의를 모든 국가들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고수할 의미를 환기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북한을 압박하는 한편, 고위급 대화 가능성을 열어둬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에서 남북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지도 관심사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1일 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리 외무상과의 회담 일정이 정해졌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김지은, 워싱턴/황준범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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