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19 10:18
수정 : 2018.07.1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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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18일 오후 런던에서 제레미 헌트 신임 영국 외교장관과 제4차 한-영 외교장관 전략대화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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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방문 중 기자간담회서
ARF 남북 회담 기대 다시 밝혀
“연내 종전선언 위해 외교적 노력
비핵화 시간 걸려도 반드시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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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18일 오후 런던에서 제레미 헌트 신임 영국 외교장관과 제4차 한-영 외교장관 전략대화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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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8월 초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남을 기대한다고 18일(현지시각) 재차 밝혔다.
한-영 외교장관 전략대화 참석 및 유럽지역 공관장회의 주재를 위해 영국을 방문 중인 강 장관은 9월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단하기도 어렵고 구체적으로 협의 중인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과거에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에 몇 달이 걸렸지만 이제는 그 차원을 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가을) 평양을 방문하시겠지만, 그 사이에도 정상 간에 어떤 소통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판문점 선언에서도 명시적으로 연내 종전선언을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언제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남북 외교장관 회담에 대한 강 장관의 답변은 좀 더 분명했다. 강 장관은 남-북-미 외교장관 회담 계획 관련 질문에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가 2주 뒤 있다. 북한 외무상이 오리라 기대한다”면서 “그 계기로 남북 외교장관 간 만남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는 수시로 소통하는 만큼 (에이알에프 계기에) 종전선언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강 장관이 남-북-미 또는 북-미 외교장관 회담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인지는 불분명하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후속 조처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대치가 너무 높아졌다”며 “남북 정상회담이 두 차례 열렸고, 북-미 정상회담이 또 열렸다. 몇 년에 한 번 있을 만한 일이 일어나니 그 후 협상도 같은 속도로 가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고 짚었다. 강 장관은 “그러나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정말 진 호흡으로 가야 한다. 기술적인 문제도 많다”고 부연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시간제한이 없다. 속도 제한도 없다”고 하는 등 협상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을 잇달아 내놓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강 장관은 “관심이 있고 없는 것과 이를 공개적으로 의제화하는 것은 다르다. 협상과 대화는 상대가 있다”면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 비핵화 성과를 거두고 그 과정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일상화되면 다른 변화를 갖고 올 수 있는 여건도 조성되리라고 본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북쪽이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뒤 낸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에서 보인 북한 쪽 요구사항과 관련해 “싱가포르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북-미 간) 1차 협의가 있었고 앞으로 몇 차례 실무 협의가 있을 것”이라며 “그것이 이뤄져야 북한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지난 방북 당시 북-미는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을 둘러싼 구체적 내용을 협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한-미가 긴밀히 협조하고 있고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때는 그런 것을 감안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영국 방문을 마치고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한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관련 공동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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