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8.04.02 18:14 수정 : 2018.04.03 14:19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2일 낮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핵·미사일 문제와 미국 정부의 대응'을 주제로 열린 긴급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마크 내퍼 주한미국 대사대리
“북과 대화 용의…목적은 CVID
리비아와 북 상황 비교 부적절”

“단계적·동시적 접근, 안전보장
북에게서 직접 들어볼 필요있어
남북, 북-미 정상회담 중요해”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2일 낮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핵·미사일 문제와 미국 정부의 대응'을 주제로 열린 긴급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마크 내퍼 주한미국 대사대리가 2일 “우리는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만나는 목적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며 “이는 필요하고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내퍼 대사대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미클럽이 ‘북핵·미사일 문제와 미국 정부의 대응’을 주제로 연 긴급간담회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핵) 문제의 해결로 이어질 수도 있는 최근의 (상황) 진전을 진심으로 환영하지만, 우리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구상하는 북핵 해법’과 관련해 이른바 ‘선 핵 폐기-후 보상’ 방식의 ‘리비아식 해법’을 적용할지 묻는 질문에는 “리비아식 해법이니 우크라이나식 해법이나 전략에 대해 언급을 할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제발 너무 깊이 해석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일련의 과정에 직접 연관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고 선을 그었다.

또 청와대가 ‘리비아식 해법’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각각의 상황은 특별하다(unique)고 생각한다”며 “리비아는 전면적인 내전 직전의 나라였고, 국제적으로 보상금 문제(1988년 미국 팬암기 폭발 사건 관련)가 있었다. 북한 사례와는 다른 여러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두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북한의 경우는 한-미가 머리를 맞대고 북한에 가장 적합한 접근법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내퍼 대사대리는 이어 “미국 정부 입장에서 중요했던 것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김정은이 비핵화 과정에 의지가 있다’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우리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들은 것은 그것이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로서는 그 계획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결론은 과거에도 지금도, 우리가 마주앉을 때까지 CVID라는 것이고, 이에 못 미치는 것은 받을 수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내퍼 대사대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방중 당시 비핵화와 관련해 언급한 ‘단계적·동시적’ 조치에 대해서는 “단계적·동시적 접근, 비핵화를 위한 (체제) ‘안전보장’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북한과 마주앉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안전보장이란) 주한미군 철수를 뜻했다. 물론 이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이나 미-북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내퍼 대사대리는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직접 그들이 말하는 단계적·동시적 접근이 어떤 의미인지 들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더 알아내야 한다는 게 바로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향후 북한의 ‘후견국’을 자처하며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할 가능성 등 중국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내퍼 대사대리는 “그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굉장히 협조적이었고 유엔 안보리 제재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중국이 더 많은 역할(제재 관련)을 할 수 있지만, 동시에 중국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려는 조처가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거나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밖에 이날 내퍼 대사대리의 기조연설에서 눈에 띈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언급과 한-일 관계 복원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부분이었다. 그는 한-일 관계에 민감한 사안들이 존재함을 인지한다면서도 “현실은 양국 모두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것이며 우리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 한-일 간 건설적 관계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미국 행정부가 한-일 간 관계 개선을 요구한 셈이다.

한편, 내퍼 대사대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서는 “농산물 무역이야말로 (양국 간) 주목할 유망 분야”라며 “FTA 이후 더 많은 시장개방을 통해 가격이 낮아지고 다양성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유망 분야로 에너지를 꼽으며 “미국 LNG와 석유도 더 많이 수출할 수 있다면 양국의 무역관계의 재균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향후 통상 관련 논의 과정에서 관련 주장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