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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2.11 18:38 수정 : 2017.12.11 21:14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핵 없는 한반도: 문재인 정부의 전략과 실행방안’을 주제로 열린 2017 외교안보연구소(IFANS) 국제문제회의에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왼쪽부터),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부 장관, 조병제 국립외교원장,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모습

2017 외교안보연구소 국제문제회의
파월 전 미 국무“대화로 잃을 것 없어”
러드 전 호주 총리“북핵 일괄타결을”
이도훈 본부장 “평창올림픽 주요 계기로”
북, 러에 “평창에 해끼칠 생각 없다” 전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핵 없는 한반도: 문재인 정부의 전략과 실행방안’을 주제로 열린 2017 외교안보연구소(IFANS) 국제문제회의에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왼쪽부터),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부 장관, 조병제 국립외교원장,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모습

지난달 29일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쏜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가운데 11일 모인 전문가들은 북한 핵·미사일 위기를 돌파할 유일한 해법은 ‘외교’와 ‘대화’·‘협상’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북-미 간 긴장 고조로 인한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높지는 않지만, 무시할 수 있을 만큼 희박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은 여전히 유효한 체계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부터 서울 서초동 국립외교원에서 ‘핵 없는 한반도:문재인 정부의전략과 실행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2017 외교안보연구소 국제문제회의에 참석한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는 것은 자살 행위”라면서 “만약 북한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미국은 곧바로 (북한을) 공격할 것이고 북한 정권이 사라질 것이다. 북한이 자살행위를 하지 않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파월 전 장관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국무장관(2001~2005년)을 지냈으며, 그에 앞서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에는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1989~2003년)을 지낸 인물이다.

파월 전 장관은 북핵 해법으로 “계속 민주주의적 방법을 통해 외교력과 억제력을 활용하며 평화를 위해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며 “대화로 우리가 잃는 것은 없다. 북한과 말한다고 해서 누가 손해를 보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거 미-소 냉전 시기 경험을 언급하며 “정치적 환경이 거의 붕괴해야지 무기에 의존하는 것이다. 우리는 당시 소련을 예의주시하면서 정치적 환경이 완전히 붕괴됐는지를 봤다”며 “일단 (미국은 대북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을 “5% 정도”로 봤다.

이날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 가능성을 “25%”로 진단한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도 “외교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러드 전 총리는 북핵 해법으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동결에서 시작해 장기적으로는 북한이 남은 핵무기 폐기까지 이어지는 소위 ‘북핵 일괄타결’(그랜드 바겐) 방식을 제안했다.

러드 전 총리는 “(우리는) 북한이 무엇을 원하는 것을 봐야 한다”며 “첫째는 체제의 생존을 원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핵전쟁 수행과 관련이 없다. (북한은) 한국과 일본에 대해 레버리지가 생기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의 핵심적 전략 목표는 미국이 가진 동맹과의 연대성을 깨나가겠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에 대해 ‘딜'(거래)을 한다면 동북아의 동맹국들과 미국의 관계가 갈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러드 전 총리가 언급한 북핵 일괄타결 방식 관련해 토마스 피커링 전 미국 국무차관은 “핵 분야는 일괄타결해야 한다. 신뢰구축이 결정적인데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크다”며 “과연 이게 가능한 건지 모르겠다. (다만) 최소한 시도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다수의 의견과 달리 피커링 전 차관은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뜻하는 쌍중단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신뢰가 바닥인 상태에서 협상은 검증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북핵 대화를 이어갈 플랫폼으로 여전히 6자회담이 유효하다는 점에도 동의했다.

이날 오찬사에서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제재와 압박은 유용한 도구임을 틀림없다”면서도 “(현재) 북한의 비핵화는 제재·압박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끝에는 오직 대화와 협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우리는 북한과 대화해야만 한다”며 북핵 동결에서 완전한 비핵화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대화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현재의 한반도 긴장 상태를 짚으며 “우리는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한다. 이런 관점에서 2월에 열리는 평창올림픽이 중요한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평창 올림픽) 참여를 결정하고 유엔의 올림픽 휴전 결의를 지키는 차원에서 더 이상의도발을 자제하고 진정한 대화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면 한국 및 다른 관련국들과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폭넓은 논의의 기회를 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 한국몽골과장은 지난달 중순 북한을 방문해 만난 북한 외무성 고위관계자가 평창올림픽에 대해 언급한 북한의 입장을 소개했다. 그는 “(북 외무성 관계자는) 우리는 평창올림픽에 대해 아무런 반대 의견이 없다. 평창올림픽에 해가 되는 일을 할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면서도 “(다만) 북한의 입장에서 미국이 공세적이라고 느낄만한 행위를 할 때는 즉각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보론초프 과장은 또 북한 외무성 관계자가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질적 행동”이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현재까지는) 너무 미국의 입장을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더 독립적이 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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