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문서 발췌-정일권 총리 방미

◇ 박정희 대통령이 린든 존슨 미대통령에 보낸 친서(67.3.8)

(월남 한국군이 `김치'를 먹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내용이 인상적임, 김치문제에 대해 존슨은 국방장관에 지시를 내림)

- "월남에 있어서의 한국의 기여가 오로지 군사적 전쟁 참여에서 끊길 것이 아니라 보다 폭넓은 의의의 월남 평화 회복에 기여해야 하겠다는 것이며, 이를 위해 월남의 평정계획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방침은 이미 각하께서도 보고받고 계실 줄 믿는다.

이 평정계획 참여에 있어서 한국측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이미 한미 양국 실무자들이 토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번 정 총리의 방미는 이 계획에 대한 양국 정부의 의견교환을 위해서도 큰 의의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 기회에 각하의 특별한 관심을 요청코저 하는 것은 월남에 주둔하고 있는 한국군의 장비와 급식문제이다.

보다 좋은 무기, 보다 좋은 장비를 갖고 싶어하는 월남의 한국 군인들의 염원은 그 것이 한갖 군인통속의 심정이 아니라 절실한 필요의 사정임을 각하께서는 잘 이해해 줄 것으로 믿는다.

한국 정부는 월남에 있는 한국 군인들이 한국음식을 먹고 싶은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 통조림으로 된 야전 식량(한국 시레이션)의 연구.생산을 이미 9개월전부터 착수해 성과는 매우 만족스런 상태다.

그 제품의 일부는 미 국방성의 식품연구소에 보내 시험 중인데 중간 검사 결과는 매우 좋은 것으로 듣고 있다.

만일 월남에 있는 한국군에게 한국음식의 야전식량을 공급하게만 된다면 사기와 전투력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증가할 것으로 확신한다.

각하께서 이 특별한 사정을 양찰하시고 월남의 한국 군인들이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는 방안에 대해 특별한 관심과 조치를 바란다.

우선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일 매식 빼놓을 수 없는 특이한 고유의 전통부식 `김치'만이라도 하루바삐 월남에 있는 우리 군인들이 먹을 수 있게만 하더라도 사기는 훨씬 앙양될 것으로 믿는다. (..중략) 상기한 월남의 평정계획 참여문제, 주월 한국군의 장비개선 및 강화문제, 주월 한국군에 대한 급식문제 등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다시 요청드린다".

◇ 주미국장이 김영주 차관에 보낸 박 대통령의 친서 관련 보고서.(67.3.14)

- 친서 제1항의 월남혁명개발계획 수행을 적극 추진키로 결정을 보았으며, 존슨대통령은 오는 토요일 러스크 국무장관, 맥나마라 국방장관 등과 함께 괌에서 회합해 혁명개발계획 참여에 관한 계획과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음.

한국군 장비 현대화 문제에 관해서 존슨은 파월국군에 우선순위를 두고 조속한 시일내에 장비의 완전한 대체를 하겠다고 하고, 특히 한국군에 헬리콥터를 대여하기 위한 파일럿 훈련을 시작하는 문제에 관해 수일내에 그 결정을 내리도록 맥나마라 장관에 지시하라고 했음.

- 시레이션 김치공급 문제에 관해 존슨대통령은 그 공급의 필요성을 잘 인정하고 국방장관에게 조속한 시일내에 실천을 보도록 지시했으며 현재 미국 실량실험실에서 연구 중인 우리 국군용 식량에 관해서도 조속 시일내에 구체적인 회답을 할 것을 약속하였음.

(이어 국무총리 - 러스크.맥나마라 장관, 험프리부통령 회담에서도 김치문제 논의)

◇ 정 총리가 박 대통령에 보낸 보고서(67.3.17)

"미측은 월남평정계획에 대해서는 우리의 주장에 전적 동의하여 괌 회담을 거쳐 긴밀히 협조해 계획을 추진할 것을 다짐. 장비현대화는 국방성에서 하나 국무성으로서도 적극 지원. 시레이션 역시 국무성에서도 지원할 것이며 김치문제는 머지 않아 해결될 것으로 보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