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02 02:38
수정 : 2005.08.02 02:42
북, 지난주말 미국초청 ‘분위기 친밀’
한국 ‘공동문건’ 글자 하나하나 신경
일본 ‘희망형’ 내용 시시콜콜 쏟아내
제4차 6자 회담이 1일로 1주일째를 맞았다. 3박4일 일정으로 끝났던 지난 세 차례의 회담에 견줘, 벌써 두 배 가까이 길어진 셈이다.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각국의 공감대가 모아진 결과다. 지난 30일부터 공동문건 문안 협의에 들어간 참가국들은 구체적인 표현을 놓고 힘겨운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지만, 북-미의 협상 자세는 성과를 기대할 만하다.
한국 대표단은 연일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회담 초반엔 무시로 열리는 양자 협의를 소화하느라 바쁘더니, 요즘엔 공동문건에 들어갈 글자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느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하루에 서너 시간 정도 눈을 붙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석대표인 조태용 북핵외교기획단장은 ‘표정이 밝다’는 기자들의 말에 “어제보다 잠을 조금 더 자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과 미국 대표단은 회담장인 댜오위타이(조어대)에서 치열한 협상을 벌이는 한편 만찬도 함께 해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까지 여섯 차례의 수석대표 협의 이외에 북한 대표단은 중국의 공동문건 초안이 나온 30일 저녁 미국 대표단을 베이징 시내 북한 식당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음식점은 주중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두 나라 수석대표가 만찬에 합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아침 일찍 숙소인 국제구락부를 떠나 밤늦게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댜오위타이에 가기 전에 주중 미대사관에 들러 워싱턴에 상황을 보고하고, 숙소로 돌아오기 전에도 워싱턴과 연락을 취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일요일에도 ‘출근’한 힐 차관보는 넥타이를 매지 않은 간편한 차림으로 “기분이 느긋하다”고 말하는 등 오랜 협상에도 불구하고 지치지 않은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 대표단은 호텔 예약을 5일까지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대표단은 회담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자기 견해를 밝히고 있다. 납치 문제 제기가 다른 참가국들의 호응을 별로 받지 못한 탓인지, 이에 대한 보충 설명이 많다. 최근엔 일본 취재진 쪽에선 공동문건에 무엇이 담기고 빠지는지 시시콜콜한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으나, 이 역시 일본의 희망사항에 치우쳐 있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은 각국의 차이점을 좁이고 공통점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상하이에서 발행되는 <동방조보>는 이날 참가국들이 네 가지 공동인식에 도달했다며,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이번 공동문건에서 미래에 나올 한반도 비핵화 문건의 기초 확립 △9월에 실무그룹 회의 개최 △북한 핵 폐기와 그에 상응하는 보상조처 동시이행 등을 예시했다. 중국 언론들은 회담 초반엔 위안화 절상 문제에 초점을 맞췄으나, 이후엔 대체로 차분하게 회담 진행상황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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