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23 22:18
수정 : 2019.12.24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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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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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 베이징서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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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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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현지시각) ‘북-미 간 대화의 동력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두 정상은 이를 위해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북-미가 싱가포르 합의를 동시에 이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했다.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북-미 간 대화 모멘텀(동력)을 살려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시 주석도 중-한 양국은 북-미가 대화 모멘텀을 이어가게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최근 북한이 ‘연말 시한’을 내걸고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는 상황에 대해 “한반도 긴장 상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한반도 문제에 관한 양국 입장은 문 대통령 취임 뒤 더욱 강화하고 통하는 부분이 더 많아졌다. 한반도 평화에 일관된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은 예정됐던 30분을 넘겨 55분 동안 진행됐고, 이후 80분가량 오찬이 이어졌다.
두 정상은 특히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이 북한의 무력 실험을 멈추게 할 만한 방안이라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 러는 지난 16일 안보리에 △남북 철도·도로 협력 사업 제재 대상 제외 △북한의 해산물·섬유 수출 금지 해제 △해외 북한 노동자 송환 시한 폐지 등을 담은 제재 완화 결의안을 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금 한반도 안보 상황이 굉장히 엄중한 상황에서 다양한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미 싱가포르 합의도 양쪽이 동시, 병행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선 비핵화’를 고수하는 미국에 성의있는 태도 변화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직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김 위원장을 향해 당부나 설득을 해달라는 이야기를 했느냐’는 물음에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말 안에 녹아 있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한·중) 양국은 물론 북한에도 결코 이롭지 않다”며 북한을 향해서도 무리수를 감행하지 말라고 간접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조기 방한도 요청했다. 시 주석이 마지막 방한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이다. 문 대통령은 “가급적 가까운 시일 안에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고, 시 주석은 “초청에 감사를 표하며,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 뒤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청두로 이동해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하고 만찬을 했다.
베이징 청두/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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