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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6 19:11 수정 : 2019.11.27 17:49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 각국 정상들이 26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혁신성장 쇼케이스에서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부산/청와대사진기자단

공동비전·의장성명 채택
“추운 겨울에 나눈 아시아의 지혜”
공동언론발표 통해 협력 증진 확인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 각국 정상들이 26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혁신성장 쇼케이스에서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부산/청와대사진기자단
26일 부산에서 폐막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은 역내 평화와 개발격차 해소를 위한 긴밀한 협력을 다짐하며 손을 맞잡았다. 정상들은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추운 겨울에 나눈 ‘아시아의 지혜’는 아시아와 인류 모두를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이라며 안보·경제·사회 등 다방면에 걸쳐 협력을 증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정상회의 결과 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은 1100만명을 넘어선 인적 교류를 더 자유롭게 확대할 수 있도록 비자제도 간소화와 항공 자유화 등을 추진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에 거주 중인 아세안 국민이 60만명이 넘는다”며 “다문화가정과 근로자 등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아세안 국민들의 편익을 더 증진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성장하도록 더욱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국가들의 공동 번영을 위해서는 자유무역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형성했다. 참가국 정상들은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우리는 자유무역이 공동번영의 길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기습적인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외교갈등과 나날이 심화되는 미-중 무역마찰 국면에서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이 상호 이해에 기반한 협력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올해 6월 아세안 국가들이 발표한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 관점’을 환영하며, 아세안 중심성을 바탕으로 한 지역 협력에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경제 협력의 폭과 규모를 키우자는 데도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가져올 미래를 우리는 다 알지 못한다. 협력과 연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참가국 정상들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스타트업 서밋 및 혁신성장 쇼케이스’를 찾아 스마트농업관, 미래환경·에너지관, 미래모빌리티관 등 부스를 함께 둘러봤다.

한편 이날 저녁 문 대통령은 27일 열리는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환영하는 만찬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메콩 국가들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지키고, 북한을 국제사회 일원으로 이끌어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해주셨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통해 세계 속으로 나온다면, 경험을 나누며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나라도 메콩 국가들”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장소를 제공했던 베트남에 감사를 표하면서,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한 뒤 경제 개발에 나선 경험이 필요함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또 문 대통령은 “한국과 메콩은 제국주의 시대의 어려움을 이겨냈으며, 냉전 시대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생존과 자존을 지키며 성장했다”며 “메콩강의 역동성과 한국의 경험이 만나 ‘모두의 기적’을 이룰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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