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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16 17:19 수정 : 2019.10.17 10:23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법무부 김오수 차관(오른쪽 둘째)과 이성윤 검찰국장(맨 오른쪽)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 셋째는 김조원 민정수석. 청와대 제공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성윤 검찰국장 불러 지시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법무부 김오수 차관(오른쪽 둘째)과 이성윤 검찰국장(맨 오른쪽)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 셋째는 김조원 민정수석.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법무부 장관 대행을 맡고 있는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청와대로 직접 불러 “검찰의 아주 강력한 자기 정화 기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실효적인 감찰 기능을 직접 보고해달라”고 말했다. 검찰개혁 방안은 10월까지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 조국 전 장관 사퇴 이후 대통령이 검찰개혁의 고삐를 직접 죄어당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 차관과 이성윤 법무부 검찰 검찰국장의 보고를 받은 뒤 이렇게 지시하며 “후임 (법무부) 장관을 인선하는 데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리는 반면, 지금 검찰개혁은 아주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라고 강조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검찰개혁 방안이) 어떤 것은 장관 훈령, 어떤 것은 시행령으로 (되어 있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이미 이루어진 것도 있고 앞으로 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국무회의 의결 절차를 10월 중에 끝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시한을 못박았다.

■ 모든 카드 다 쓴다…강력한 감찰권 행사 예고 이날 문 대통령의 지시 중에는 검찰에 대한 감찰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이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지금 대검에도 자체 감찰 기능이 있고, 법무부에도 2차적인 감찰 기능이 있는데 지금까지 실효성 있게 작동됐던 것 같지 않다”고 짚은 뒤 “검찰 내에서 아주 강력한 자기 정화 기능이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잘 마련해 저에게 직접 보고를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명무실했던 검찰 자정 기능을 회복, 강화하라는 지시”라고 말했다. 법 개정 없이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직 개편 권한과 인사권에 더해 감찰권까지 가능한 모든 카드를 사용해 검찰개혁에 나서겠다는 예고인 셈이다.

대통령의 이런 지시에 발맞춰 법무부는 이날 검사 직무를 감찰하는 직책인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에 판사 출신이자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던 한동수 변호사(53·사법연수원 24기)를 임명했다. 감찰본부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대한 감찰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관심을 끈 자리다. 그동안 감찰본부장은 ‘검찰총장 측근'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번엔 외부 인사를 발탁해 직접 대검 안에 ‘감시자’를 둔 셈이다. 앞서 조 전 장관도 지난 14일, 검사의 비위 발생 때 각 검찰청이 법무부 장관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하고, 법무부의 1차 감찰권을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무부 감찰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셀프 감찰'을 방지하기 위해 검찰의 1차 감찰이 완료된 사안에 대해 법무부가 2차 감찰권을 적극 행사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검찰은 판사 출신 감찰본부장 임명에 긴장하는 분위기지만, 대외적으로는 말을 아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균형을 잘 잡아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8년 대검 감찰본부장이 개방직으로 바뀐 뒤 검사가 아닌 판사 출신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지난 11년 동안 감찰본부장 6명 중 3명이 판사 출신이었던 만큼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2012년 판사 출신인 이준호 변호사가 감찰본부장을 지낼 때 석달 만에 6명의 검사가 감찰이나 수사를 받은 적이 있다.

■ 대통령이 전면에…“저에게 직접 보고하라” 문 대통령은 감찰 외에도 추가적인 검찰개혁 방안 역시 직접 보고하라고 했다. 그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도 추가적인 방안들을 제시할 테고, 또 검찰에서도 이런저런 개혁 방안을 스스로 내놓을 수도 있다”며 “그런 부분들이 있다면 직접 제게 보고도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보고는 문 대통령이 김 차관과 이 국장을 먼저 ‘호출’해 이뤄진 것으로, 법무부 장관 공백과 상관없이 자신이 직접 속도감 있게 검찰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직접 보고를 지시한 것도 개혁에 대한 저항을 대통령 자신이 감당하며 밀고나가겠다는 예고인 셈이다.

법무부 장관 인선도 당분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김 차관에게 “후임 장관을 인선하는 데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린다. 후임 장관이 임명될 때까지 부처를 잘 관리한다는 차원을 넘어 내가 장관 역할을 다한다 (생각하고), 장관 부재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역할을 다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검은 이날 오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권위원회를 설치하고 법무부와 협의해 인권 보호 수사 규칙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틀 만에 검찰이 내놓은 다섯번째 개혁안이다. 대검은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엄중한 뜻을 경청하고 공감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완 최우리 임재우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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