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3 18:21
수정 : 2019.10.13 21:28
|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경제상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호승 경제수석 브리핑
“일본 수출규제 백일간 상황 관리 잘해…천일동안 끈질기게 대응할 것”
|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경제상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한국 경제가) 비교적 선방을 하고 있다”며 “(경제) 위기를 너무 쉽게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이호승 경제수석은 13일 춘추관에서 현재 경제상황과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경기 하강 국면이 2년 정도 지속되고 있고, (수출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와 건설 경기 하강도 우리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수출을 많이 하며 성장하는 나라로서는 경기에 영향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 사이클에 따른 등락을 두고 위기라고 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각국 통계청과 한국은행 등의 자료를 토대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내년의 경우 미국(2.0%), 프랑스(1.2%), 영국(0.9%) 등과 비교해도 높다”고 강조했다.
이호승 경제수석은 언론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경제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이른바 ‘경제전문가’를 비판했다. 이 수석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율(2.5%)을 기준으로 경기에 따라 높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는데, 과도하게 위기를 쉽게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 수석은 독일과 일본 등의 경제성장율을 언급하며 “한국이 위기 상태에 있을만큼 나쁘다면 여기 있는 나라들은 미국 빼고 다 위기인가. 경제상황에 대해 나쁘다고 지적하고 나쁘다는 인식을 심으면 소비와 투자를 하지 않게 된다. 진짜로 경기가 나빠지면 피해를 입은 저소득층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지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0.4%를 기록한 후 일부 전문가들이 ‘디플레이션(Deflationㆍ물가하락)이 시작됐다’고 말하는 데 대해서는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이 수석은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위협에 대해 미리 충분히 대비하는게 좋겠다고 말하면 좋은데, 이미 디플레이션에 접어들었다고 말하는 것은 전문가로서 위험한 태도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한국 경제의 키워드를 ‘실력대로’와 ‘하늘에뚝’이라고 짚은 뒤 “양극화나 성장잠재력의 하락 등 구조적인 문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게 아니라 길게보면 5, 60년 동안 (우리가) 만들고 노력한 결과다”며 “세계에 내세울만한 기적적인 경제 개발을 한 것, 민주화의 과정과 함께 사회적인 문제까지도 책임을 피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경제전문가라면 아무 책임감 없이 현상에 대해 말씀을 쉽게 하는 것은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수석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처 뒤 100일간 대응을 평가하면서 1000일 동안 끈질기게 소재·부품·장비 분야 경쟁력 강화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일본의 수출규제 뒤) 지난 100일 동안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 노동규제를 빠르게 풀어서 생산에 차질이 있을 정도의 피해 없이 상황을 잘 관리했다”고 평한 뒤, “하지만 지쳐 정부가 나태해지거나 기업간 협업이나 정부 내 칸막이 없이 통합적으로 이 상황을 잘 해나갈 수 있는지 시험대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호승 경제수석은 지난해 일본과 상품교역에서 170억달러 적자를 본 것을 제시한 뒤 “(일본 무역보복 조처 뒤) 일본 쪽 정부 당국자와 오피니언 리더 등 유력한 사람들이 한국을 평가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눈으로 한국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호승 수석은 일본의 시각이 “당장 일본에 대항하고 물건을 안사는 것 같지만 오래 못 갈 것이라는 (한국의 대응이)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의심이 있었고, 또 하나는 ‘한국은 경쟁은 하지만 내부적으로 협력·단합이 안된다’는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수석은 “소재·장비 특별법을 내놓은 상태에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출범하고, 법안에 특별회계를 만들었다. 또 기업간 협업을 어떻게든 지원하는 체계를 갖췄다”며 “3년 정도 지나고 난 뒤 일본의 수출규제가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화위복이 되었다라는 과거형으로 평가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