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6 22:00
수정 : 2019.09.07 12:21
|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태풍 ‘링링’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관계 부처와 지자체로부터 태풍 대처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 대통령 어제 귀국, 여론 청취
청와대 “임명 기조에 변화 없어”
하루 기다린 뒤 8일 임명 가능성
찬성 여론 절반 못넘어 강행 부담
|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태풍 ‘링링’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관계 부처와 지자체로부터 태풍 대처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5박6일 동안의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귀국하자마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를 두고 면밀한 검토에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50분께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별도의 행사없이 청와대로 향했다. 청와대에 도착해서는 국가위기센터를 찾아 태풍 링링 대비 상황을 점검했다. 문 대통령은 노영민 비서실장을 포함한 수석들로부터 이날 열린 조국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상황과 여론 동향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순방 때문에 꼼꼼히 챙겨보지 못한 조 후보자 청문회와 검증 상황을 보고드렸다”며 “지난 2일 열렸던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와 검찰 수사 상황, 최근 여론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늦게까지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 중계도 챙겨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어떻게 최종 결심을 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오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가 지난 2일 기자회견 때처럼 여러 의혹을 잘 해명한 것 같다. 특히 후보자 본인과 관련한 결정적 하자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임명한다는 기조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국회 청문회에서도 조 후보자의 불법이나 위법 행위가 입증된 게 없다”며 “임명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검찰 개혁 의지가 강한 문 대통령이 여러 부담에도 불구하고 적임자로 낙점한 조 후보자에 대한 신임을 거둘 만큼 결정적인 하자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보는 셈이다.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날짜는 8일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국회에 6일까지 조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보내달라고 기한을 정했지만 7일 하루 정도는 여야가 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시간을 줄 것 같다”며 “국회 청문회가 열리지 않았다면 7일 임명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8일이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하루 정도는 청문회 이후 여론 흐름과 검찰 수사를 지켜볼 것 같다”며 “게다가 7일은 태풍 링링에 대비해야 하는 사정도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미리 마음의 결정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크고, 유례가 없을 만큼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검찰 수사는 막판까지 문 대통령의 고심하도록 할 요소다.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임명한 직후 검찰이 조 후보자 주변의 친인척을 강제 소환하거나 기소까지 할 경우 향후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조 후보자의 업무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불편한 동거’ 역시 고심을 깊게 할 부분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조 후보자 임명에 찬성하는 여론은 절반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조 후보자 임명을 밀어붙일 경우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보수 야당의 무한 반발과 극한 대치 역시 문 대통령의 머리를 무겁게 할 수밖에 없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다면 민란이 일어날 것이다. 그 민란에 한국당은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장관 후보자 임명에서 ‘캐스팅보트’ 구실을 해온 정의당의 판단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