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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28 00:00 수정 : 2019.06.28 19:1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오사카 웨스틴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6.27 연합뉴스

한-중, G20 앞두고 정상회담
시 주석, 김정은 메시지 전해
“한반도 대화추세 지속 밝혀”
문 대통령 “북-미간 대화
조속히 이뤄지길 희망” 강조

지난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는 변함없고, 한반도에서 대화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위해 외부 환경이 개선되길 바라며, 대화를 통해 조속히 합리적인 방안이 모색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김 위원장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를 방문 중인 시 주석은 이날 숙소인 오사카 웨스틴 호텔에서 문 대통령과 40분 동안 한-중 정상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지난 20~21일 평양에서 한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고 대변인은 “시 주석이 최근 방북 뒤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한 소회를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며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새로운 전략적 노선에 따른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외부 환경이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며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고 싶으며, 인내심을 유지해 조속히 합리적 방안이 모색되길 희망한다는 뜻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지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무산 뒤 한반도 정세가 교착상태에 있지만, 북-미 간 일정한 협상 환경이 조성되면 대화에 나섰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한국과도 화해협력을 추진할 용의가 있으며 한반도에서의 대화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일정한 조건이 마련되면 남북 간 화해교류를 이어갈 것이며, 중대한 긴장고조 행위를 자제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에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 북-미 친서 교환 등은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높였다고 생각한다”며 “북-미 간 조속한 대화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뤄져야 하고 대화 추진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국은 북-미 3차 대화를 지지하고, 양쪽이 유연성을 보여 대화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비핵화 협상에 관해) 김 위원장에게서 출발해 시 주석을 통해 문재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되고, 한국에서 한-미 대통령이 만나 화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화답하는 방식으로 7월 초께 협상에 돌입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외교안보 분야 원로 인사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대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며 “새롭지는 않지만 의미 있는 메시지다. 남북 협력 의지를 재확인한 점도 의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 정상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두고는 다소 이견을 보였다. 시 주석은 먼저 “(사드 문제의) 해결 방안이 검토되길 바란다”며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사드 문제를 꺼냈는데 이에 문 대통령은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가 중요하고,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대응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격화하는 미-중 무역 갈등에 관해서도 시 주석에게 원만한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한국에 있어 1, 2위 교역국인 만큼 모두 중요하다”며 “(한국이)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는 상황에 이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두 정상이 다자무역체제는 보호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 거래 금지를 요청하는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문제에 관해서는 “이야기가 없었다”고 했다.

두 정상은 미세먼지 해결에 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환경보호에 대해 10배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적극 협력해나가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두 정부가 함께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앞선 경험과 기술이 있는 만큼 함께 협력해가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이른 시일 안에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시 주석의 방한이) 한국 국민들에게 양국 관계 발전에 큰 기대를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고, 시 주석은 “구체적 시간에 관해 외교당국을 통해 협의해가자”고 답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포함해 다섯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박정희 군사정권이 벌인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조작사건을 사과했다. 그는 오사카 뉴오타니 호텔에서 370여명의 재일동포를 초청해 연 만찬 간담회에서 “군부 독재시절 많은 재일 동포 청년들이 공안통치를 위해 조작된 간첩사건의 피해자가 됐다”며 “독재권력의 폭력에 깊이 상처 입은 재일동포 조작 간첩 피해자분들과 가족들께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대표해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재심으로 무죄판결이 이어지고 민주화 유공자로 인정받기도 하지만 마음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고 빼앗긴 시간을 되돌리기엔 너무나 부족하다”며 “정부는 진실을 규명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1975년 중앙정보부는 ‘북괴의 지령으로 유학생을 가장해 국내에 잠입한 북괴 간첩 일당을 붙잡았다’며 재일동포 유학생 12명 등에게 간첩 누명을 씌웠다.

그는 “일본이 내년 도쿄 여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성의껏 협력할 것”이라며 “4개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이 출전할 것”이라고도 했다.

재일동포들은 문 대통령에게 차갑게 식은 한-일 관계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오용호 민단 오사카본부 단장은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 재일동포 삶에 큰 영향을 준다”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관계가 크게 개선되길 바란다”고 했다. 여건이 민단 중앙단장도 “한-일 관계는 우리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지난 세월 힘들고 서러운 일도 많지 않았을까 짐작만으로 아픔이 느껴진다”며 “한반도의 평화가 동북아 평화로 이어지고 갈등의 시대를 넘어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오사카/성연철 기자, 김지은 노지원 기자 sychee@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 라이브 | 문정인 특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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