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공무원 필기, 2021년부터 국어 대신 ‘PSAT’ 도입

이인호 인사혁신처 인재채용국장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행안부 기자실에서 국가공무원 7급 공채 필기시험 과목 개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1차 필기시험에서 국어 대신 도입 입법예고
한국사는 국사편찬위의 검정시험으로 대체
민간시험과 호환성 높여 수험생 부담 덜어
인사처 “면접 불합격자는 다음 시험에서 면제”

이인호 인사혁신처 인재채용국장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행안부 기자실에서 국가공무원 7급 공채 필기시험 과목 개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부터 국가공무원 7급 공채 1차 필기시험에 국어시험 대신 공직적격성평가(PAST)가 도입되고, 한국사는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된다. 인사혁신처(처장 김판석)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무원임용시험령 개정안을 21일 입법예고한다고 20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7급 공채시험은 △ 필기시험(1차 국어·한국사·영어검정, 2차 전문과목)과 △ 면접시험으로 치르는 현행 2단계에서 △ 1차 필기시험(공직적격성평가·한국사검정·영어검정) △ 2차 필기시험(전문과목) △ 3차 면접시험의 3단계로 바뀐다. 영어시험은 지난해부터 토익(700점), 토플(PBT 530점) 등 영어검정으로 바뀌었다.

공직적격성평가는 단순한 암기지식이 아닌 이해력, 추론과 분석, 상황판단능력 등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5급 공채와 5급과 7급 민간경력자채용과 같이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등 3개 영역에서 이뤄진다. 삼성, 엘지, 현대자동차, 에스케이, 포스코 등 대기업과 한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공항공사 등 주요 공기업에서 시행하는 적성검사나 직업기초능력평가와 내용이 비슷해 호환성이 크다고 인사처는 설명했다.

인사처는 시험과목 개편에 따른 수험생들의 편의를 위해 내년 하반기 문제 유형을 공개하고, 2020년에는 두 차례 모의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시험 문항과 시간은 영역별 25문항, 60분을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문제 유형을 공개할 때 확정할 계획이라고 인사처는 밝혔다.

공직적격성평가는 2004년 5급 공채(외무)에 처음 도입돼, 현재는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5급과 7급 민간경력자채용 시험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인사처는 일단 2021년부터 1차 시험만 개편하고, 2차 전문과목 시험(헌법·행정법·행정학·경제학)과 3차 면접시험은 그대로 치른다. 3차 면접시험에서 불합격한 수험생에 대해서는 다음해 1차 공직적격성평가를 면제해주는 규정도 신설된다. 현재 5급 공채에서는 3차 면접시험 불합격자에게 다음해 공직적격성평가를 면제해주고 있다.

한국사 시험의 경우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취득점수(2급 이상)를 인정한다. 수험생의 취득점수는 4년간 유효해 수험생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공공기관 등에서 응시요건 또는 가산점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번 개편은 공무원 시험에 떨어져도 민간기업 취업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시험의 호환성을 높여,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는 이른바 ‘공시낭인’을 줄이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김 처장은 “현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쌓은 역량이나 지식이 수험생 개인이나 사회 전체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직무수행역량 검증을 강화해 민간기업과의 호환성을 높이는 이번 개편을 통해 수험생의 부담을 덜고, 사회적 비효율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