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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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대국민 호소
“장애아들이 더 먼 학교를 다녀야 하는 세상은 거꾸로 된 세상”
“함께 사는 경험을 갖는 것이 아이의 미래에 좋다는 건 상식”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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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보도된 한 장의 사진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부끄러움을 일깨웠습니다. 장애아를 가지신 엄마가 흙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눈물을 흘리시며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시는 사진이었습니다.
이 엄마는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과 고통을 겪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장애아가 조금 가깝게 다닐만한 학교를 지역 사회가 수용하지 못해 그 아이와 엄마께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과 고통을 또 한 번 얹어 드렸습니다.
도대체 우리 사회의 그 무엇이 그 아이와 엄마를 이 지경으로까지 몰아넣고 있습니까? 그 지역 나름의 특별한 경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지역뿐만이 아닙니다. 장애아의 교육받을 권리보다 내 집값이나 내 아이의 주변을 더 중시하는 잘못된 이기심이 작동하지는 않았을까요?
통계를 보면, 학교에 가는데 1시간 이상 걸리는 학생의 비율이 일반 초중고교는 3.2%지만, 특수 초중고교는 11.6%입니다. 장애아들이 더 먼 학교를 다녀야 하는 세상은 거꾸로 된 세상입니다. 신문들이 조사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특수학교가 들어선 곳이나 그렇지 않은 곳이나 집값 변동에는 아무런 차이도 없다고 합니다. 내 아이를 장애아로부터 멀리 떼어놓는 것이 내 아이를 좋은 사회인으로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교육이론은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히려 내 아이가 장애아를 배려하며 함께 사는 경험을 갖는 것이 아이의 미래에 훨씬 더 좋다는 것이 세계 공통의 상식입니다.
오스트리아의 젊은 간호사 두 분이 전남 고흥 소록도에까지 오셔서 40여 년 동안 맨손으로 한센인들의 몸에 약을 발라드리며 돌보셨던 얘기를 우리는 압니다.
인간에 대한 여러 고찰의 결과를 보면, 인간에게는 이기심만이 아니라 이타심의 DNA도 잠재해 있다고 합니다. 약자를 배려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성향이 인간의 내면에 숨 쉬고 있다는 것입니다. 생면부지의 어린아이가 길에서 넘어져 울면, 그 아이를 일으켜 달래 주는 마음, 누군가 억울한 일을 당하면 그 사람의 편에 서서 도와주는 마음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내면에도 약자에 대한 배려나 정의를 향한 호응의 정신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우리 모두가 ‘소록도 천사’ 마리안느와 마가렛 처럼 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이웃에 장애아 학교를 두는 일은 주민 여러분께서 수용해 주실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를 필요한 만큼 지을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를 호소드립니다. 교육부를 포함한 관계부처들은 주민들과 성심으로 소통하며 특수학교를 확충해 가기 바랍니다.
차제에 말씀드립니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및 단체들은 장애인 고용을 늘려 주기 바랍니다. 더러는 장애인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않고 부담금으로 때우려 하는 경향마저 있습니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 고용노동부는 장애인 의무고용을 훨씬 더 철저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바랍니다. 특히 공공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못하면 기관장을 엄정하게 제재하도록 준비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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