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농심 비상임 법률고문으로 ‘취직’

정부 공직자윤리위, 퇴직공직자 취업심사에서 ‘승인’
농심 “김 전 실장, 2008년부터 5년간 법률자문했었다”
55건 심사 중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출신 등 53건 허용

김기춘(77)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농심에 비상임 법률고문으로 취업한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1일 ‘8월 퇴직공직자 취업심사’에서 55건의 취업 요청을 심사해 2건을 불승인하고 53건은 승인했다고 밝혔다. 공직자는 퇴직 전 5년 간 소속했던 부서의 업무와 퇴직 뒤 취업할 기관의 업무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 인정되면 취업할 수 없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돼 ‘왕실장’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다가 2015년 2월 물러났다. 김 전 실장은 2008년부터 5년간 ㈜농심의 비상임 법률고문을 맡아왔기에 이번 취업은 사실상 ‘복직’에 해당한다. 농심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이 법률자문을 담당하다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돼 그만뒀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9월 중으로 ㈜농심에 취업하게 된다.

또 정부 공직자윤리위는 대통령비서실 별정직 3급 상당의 직원이 사단법인 생명보험협회 과장으로, 국가안보실 별정직 3급 상당의 직원은 ㈜공항철도 기획지원본부장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국무총리비서실 별정직 고위공무원과 고위공무원은 각각 ㈜연합자산관리 감사와 토러스투자증권 고문으로, 경찰청 치안정감은 ㈜에스케이(SK) 비상임 경영고문으로 취업해도 된다는 판단이 나왔다.

경찰청 경감과 경위 2명 등 3명은 삼성전자서비스에 법무컨설턴트로 취업할 수 있게 됐고, 관세청 관세6급 5명은 ㈔한국면세점협회 보세사로, 또다른 관세6급 4명은 ㈜삼구아이앤씨 현장노무자로 취업 허가됐다. 국토교통부 4급 2명은 각각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무이사,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 상임감사로 취업할 수 있게 됐다.

김진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