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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4.26 20:19 수정 : 2016.04.26 21:53

임시공휴일 논란

관공서·학교·은행들 문 닫아
자영업자·중소기업체는 불만

박근혜 대통령이 5월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겠다고 26일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내수 활성화를 명분으로 임시공휴일 지정을 25일 제안한 것에 화답한 것이지만 갑작스런 지정인데다 공무원·대기업 위주의 정책이라는 불만의 소리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 오찬간담회’에서 “대한상의가 건의한 5월6일을 임시공휴일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아마 국무회의 때 결정을 해야 된다. 내일모레”라고 말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임시공휴일 지정 요청을 준비 중이고 늦어도 27일까지는 인사혁신처가 이 요청을 받아 28일 국무회의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국무회의에서 통과되면 정부 수립 58번째인데, 지난해 8월14일도 광복 70주년을 명분으로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바 있다.

‘샌드위치 휴일’을 눈치 보지 않고 쉴 수 있게 된 일부 직장인들은 임시공휴일을 반겼다. 직장인 노아무개(34)씨는 “친구들과 놀러 가려고 휴가를 내놓았는데, 눈치 보지 않고 쉬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 열흘을 남기고 갑작스럽게 임시공휴일 지정 소식이 알려져 당황스럽다는 이도 많았다.

대전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는 신아무개(34)씨는 “예약된 진료 일정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출근을 해야 할 것 같다”며 “경기를 살린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솔직히 공무원·대기업 쉬려고 지정하는 것 같아 박탈감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의 가전제품 서비스센터에서 일하는 정아무개(36)씨도 “원청에서 일하라고 하면 하고 쉬라면 쉬겠지만, 신분·업종 구분 없이 가급적이면 다 같이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납기 일정을 맞춰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경기 수원에서 금형공장을 운영하는 곽아무개(60)씨는 “납기를 맞춰야 하는데 갑작스럽게 쉰다고 하니 당황스럽다”며 “직원들에게 어쩔 수 없이 휴일에 나오라고 해야 해서 미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5월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관공서·공공기관·학교는 모두 쉬고, 은행도 문을 닫을 예정이다. 그러나 민간기업과 개인사업자는 자체적으로 휴무를 결정하게 된다. 취업규칙에 임시공휴일을 휴일로 지정했다면 휴일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지만, 그러지 않은 경우엔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어린이집의 경우 올해는 확정된 바 없으나, 지난해 8월14일엔 보건복지부가 당번교사를 배치해 부모들의 부담을 줄여준 바 있다. 병원은 임시공휴일에 정상진료를 할지 여부를 각 병원이 자체 판단하지만, 지난해 대형병원의 경우 미리 예약한 환자가 많아 정상진료를 한 바 있다.

박태우 김진철 김지은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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