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이사장 “최가 힘이 있어야 우리 지켜줘
권 실장 무혐의…부총리·기재부에 다 얘기해”
최경환 부총리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채용을 청탁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정작 감사원 감사와 국회 국정감사, 검찰 수사 과정에서 중진공과 긴밀하게 협조한 여러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임채운 이사장을 비롯해 중진공 간부들은 채용 비리는 중진공 내부에서 알아서 한 것이라고 말을 맞춰 갈 것을 인사담당 총괄 부서장인 권아무개 실장에게 압박했다. 사건이 확대되는 걸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이런 정황이 담긴 녹취록의 주요 내용을 공개한다.
중진공 간부도 권실장과 문자 대화“이사장님 조금 전 전화 오셔서
부총리실 번지지 않도록 하라 말씀” ‘임채운 중진공 이사장과 권 실장의 대화’(2015년 10월22일 검찰 압수수색 뒤) 임 이사장 “최 부총리가 살아야 한다. 오늘 내가 (권 실장을) 만난다고 했다. 부총리나 기재부가 너한테 연락할 수 없다. 오해가 되니까. 그래서 내가 대신 전달하겠다 했다. 권 실장은 무혐의다. 대신 너도 지켜줘야 해. 감사원 보고서에 나온 것만 얘기해라. 책임은 (박철규에게) 다 올리고. 권 실장은 최경환 보호해야 한다. 최가 힘이 있어야 우리 지켜준다.” 권 실장 “100% 이사장이 보호 못합니다.” 임 이사장 “내가 얘기했어. 혹시 잘못되면 책임져라. 걱정하지 마. 한마디만 얘기할게. 부총리, 기재부는 내가 다 얘기했다. 힘을 쓰라고 했다. 그쪽도 최를 살리고 싶은 거야. 노력해라 했어. 그랬더니 권 실장도 노력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최경환은 실세야. 살아 있어.” ‘중진공 간부 ㅈ씨와 권 실장의 대화’(2014년 11월, 12월 감사원 감사 진행 중) 중진공 간부 ㅈ씨 “(박철규) 이사장님께서 조금 전 또다시 전화 오셔서 부총리실 보좌관, 비서관들에게까지 번지지 않도록 하라는 말씀입니다. 최종적으로 본인이 마지막 들어가셔서 수위 조절을 하시겠다고 한다.” 중진공 간부 ㅈ씨 “11월21일 오후 3시 광화문청사 19층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 끝나고, 같은 건물 10층 1001호 경제부총리 집무실에서 (박철규) 이사장님이 부총리를 만나시도록 긴급 주선했습니다.” ‘중진공 간부 ㄱ씨와 권 실장의 대화’(2014년 11월 감사원 감사 진행 중) 중진공 간부 ㄱ씨 “권 실장이 조직을 위해서 책임을 져주면 어떨까 해서 전화했다.” 권 실장 “(박철규) 이사장 전달 사항인가?” ㄱ씨 “인사총괄 부서장으로 떠안고 책임을 지는 게 좋지 않겠냐. 사실이 안 맞으면 감사가 끝날 수가 없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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