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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0.09 19:25 수정 : 2015.10.09 20:40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을 위해 페루 리마를 방문중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현지시각) 리마컨벤션센터(LCC)에서 열린 만찬 연회에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감사원 ‘중진공 채용비리’ 핵심 은폐의혹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특혜 채용’ 외압 의혹을 조사한 감사원은 감사보고서에 청탁 인물을 최 부총리로 특정하는 대신 ‘외부’라고 표현한 이유로 “서로 진술이 엇갈리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었다. 조사 과정에서 “최 부총리가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박철규 전 이사장과 “청탁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 김범규 전 부이사장의 진술이 엇갈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이 ‘감사원 감사 보고서 문답서’를 열람한 결과, 최 부총리의 청탁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더 중요한 진술이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또 감사원이 ‘실세’인 최 부총리를 의식해 조사 결과를 왜곡했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 사람의 진술만 가지고는 (청탁한 이를 특정)할 수 없다”고 한 황찬현 감사원장의 발언은 신빙성을 의심받게 됐다.

‘정권실세’ 의식 조사결과 왜곡 가능성
“한 사람 진술만으로 특정할 수 없다”
황찬현 감사원장 발언 신빙성 도마

이사장한테 ‘최경환과 면담 내용’ 들은
중진공 운영실장이 구체 증언했지만
“그런 이야기 안해” 이사장 부인에 묵살

최경환 부총리 인턴 채용비리 일지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더욱이 감사원에서 최 부총리의 청탁 사실을 밝힌 권아무개 운영지원실장은 2013년 8월1일 최경환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국회에서 만나고 돌아온 박 전 이사장으로부터 최 부총리와 나눈 이야기를 직접 들은 인물이다. 또 인사 업무를 총괄하는 보직을 맡아 전후 사정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김 전 부이사장은 “최 부총리는 박 전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인턴 출신인 황아무개씨를 정규직으로 채용해달라고 말하면서 ‘내가 장가까지 보낸 아이’라고까지 말했다고 한다”며 구체적인 정황을 증언했다. 김 전 부이사장은 이 사실을 박 전 이사장과 최 부총리와의 면담 이튿날인 8월2일, 권 실장으로부터 전해들었다. 박 전 이사장으로부터 면담 내용을 직접 들은 당사자인 권 실장이 감사 과정에서 한 진술과 비슷한 내용이다.

감사원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박 전 이사장은 감사를 받으며 “최 부총리를 만났으나 도저히 황씨가 부적격이라는 말을 할 수 없었고, 최 의원으로부터 청탁을 받은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또 중진공에 돌아와선 자신의 판단으로 황씨를 채용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감사원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박 전 이사장은 조사 과정에서 ‘권 실장에게 최 부총리의 발언을 전달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자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권 실장이 그렇게 기억하는 건 잘못됐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부이사장 외에도 권 실장까지 최 부총리의 채용 청탁을 증언했는데도, 감사원이 박 전 이사장의 진술을 순순히 받아들였다는 것은 미심쩍은 대목이다.

또한 감사원은 박 전 이사장이 최 부총리와의 면담 내용을 권 실장과 한자리에서 들은 박아무개 인사팀장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 봐주기 부실감사라는 논란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감사원은 박 팀장에게 관련 사실을 아예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감사 자료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만약 감사원이 권 실장과 동석했던 박 팀장에게도 이를 물었다면, “청탁이 없었다”는 박 전 이사장의 말을 뒤집는 결정적 증거를 더 확보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승준 김지훈, 세종/김소연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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