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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총리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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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에게 희망을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여성으로서는 한 번도 밟지 못한 `재상' 자리에지명된 한명숙 총리 지명자는 24일 다소 흥분된 표정으로 "딸들에게 희망을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원외교 활동을 마치고 이날 오전 카자흐스탄에서 귀국한 한 지명자는 오랜 비행과 노무현 대통령과의 오찬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으면서도 전인미답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흥분 때문인지 피곤한 기색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한 지명자는 오후 총리 지명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수평적인 여성의 리더십을 발휘해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뒤 "4년차로 들어가는 참여정부의 정책적 일관성을 지켜나가는 한편 국민이 느끼는 피로와 상처를 치유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 지명자는 한나라당의 당적 정리 요구에 대해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당적 정리의) 핵심 내용은 당적 자체보다는 지방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겠느냐는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윤원호 조배숙 장향숙 김희선 의원 등 여성 의원을 비롯해 국내외 취재진 1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다음은 일문일답.
--청문회를 통과하면 헌정사상 첫 여성총리가 되는데 소감은.
▲스스로 말하기는 쑥스럽지만 우리나라의 정치발전에 지평을 여는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여성이 급부상하고 있고, 여성과 남성의 양성평등사회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성총리의 탄생은) 많은 여성들에게 희망을 안겨줄뿐 아니라 여성이 남성과 더불어 사회의 책임을 지는 축을 담당한다는 차원에서 아주 바람직하고 희망을 주는 일이다. 딸들에게 희망을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언제 총리지명을 통보받았나. ▲오늘 7시3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집으로 향했는데 11시 경에 청와대 부속실로부터 연락을 받고 대통령과 오찬을 하게됐다. 오찬자리에서 정식으로 통보를 받았다. --한나라당에서 문제삼고 있는 당적 문제에 대한 생각은. 노 대통령과 오찬자리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나. ▲오찬자리에서 당적문제 이야기는 없었다. 아직 당과 협의하지 않았지만, 한나라당에서 주장하는 핵심내용은 당적 자체보다는 지방선거를 공정하게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국회 청문회를 통과하는 관문이 남아있지만 만약 총리가 된다면 깨끗한 선거를 치르고 관리하는 자세로 일하겠다. 아직까지 (당적 이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당적이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현재 대통령도 당적을 갖고 있고, 우리나라 정치는 여당과 정부가 함께 당정협의를 통해 정책을 추진하는 책임정치다. 책임있는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당적이탈은 어떤 의미에서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다. 국민이 보기에도 내가 당적 이탈하는 것이 신뢰가 갈지, 진실하다고 생각될지 고민이 된다. --국정 장악능력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있다. ▲두번의 국회의원을 했고, 두번의 장관을 역임하면서 국정에 관한 훈련을 쌓았다. 행정부에서 두 번 일하면서 높이 평가받은 것이 장악 능력이었다. 남성 중심적인 군림형, 수직적 리더십보다는 공무원의 자발성을 유도해내는 수평적인 여성리더십을 발휘해서 국정을 운영해 보도록 하겠다. 여성이기 때문에 국정 장악능력이 모자란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21세기에 걸맞은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총리로서 국정운영을 하면서 요소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생각인가. ▲노 대통령도 앞으로의 정치가 대결구도에서 대화와 타협, 상생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노 대통령 본인보다 내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도 하셨다. 여러가지 갈등사안에 대해 야당과 긴밀히 협의하겠다. 국민의 경우 민생에 대한 불안이 컸다.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앞으로 참여정부가 4년차에 들어가는데 정책의 일관성을 지켜나가겠다. 그러면서도 국민이 느끼는 피로와 상처를 내 리더십으로 치유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겠다. --책임총리에 대한 생각은. ▲책임총리제는 헌법에 보장된 국무총리의 역할인데 노 대통령도 앞으로도 책임총리제를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말씀하셨다. 나도 그 방향으로 책임총리제를 추진하도록 정책을 챙기려고 한다. --총리로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왜 나를 총리로 지명했는지 노 대통령에게 물어보니, 노 대통령은 정치가 조정을 잘해내고 협상을 통해 마찰을 최소화시키고, 최대한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이 중요한데 내가 이 부분을 잘 할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대결구도 정치문화를 따뜻하고, 설득하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정치문화로 일구는데 일조를 했으면 좋겠다. 참여정부가 내걸고 있는 양극화 해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특별히 서민생활안정문제에 신경쓰겠다. --예전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공격한 적이 있다. ▲내가 정쟁을 하는 정치에는 깊이 개입을 안했다. 실제로 어떤 사람을 심하게 공격하거나 그런 적은 없다. 총리와 정치인의 위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과 야당의 의견 많이 듣고 존중하겠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입장은. ▲형법보완을 조건으로 하는 국보법 폐지당론에 찬성한다는데 변함이 없다. --전임총리가 골프 때문에 낙마했는데 공직자의 골프에 대한 입장은. ▲골프 자체에 부정적이진 않다. 골프를 쳐 본 적은 있지만, 너무나 못치기 때문에 앞으로 칠 일이 없을 것 같다. 현재도 부방위가 접대골프라든지 본인의 일과 이해관계가 있는 골프는 엄격하게 막고 있다 . --이해찬 전 총리가 업무적으로 뛰어난 평가를 받은 점이 부담되지 않나. ▲이 전 총리는 아주 훌륭하게 국정을 운영했다. 나는 우리당에서 12대 국정과제추진위원장을 한 적이 있다. 모자라는 부분은 열심히 노력해 따라잡도록 하겠다. --남편인 박성준 교수가 통혁당 사건으로 기소됐을 때 부인인 한 지명자를 포섭하려고 했다는 문장이 있었다. ▲40년전의 일이다. 그 때는 공안정국이었고, 공안차원에서 그런 문장을 썼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결혼한 상태였는데 부부 사이에 그런 말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성계에 한마디를 하면. ▲여성들이 내게 기대하는 희망의 정치와, 약한 사람에게 늘 관심을 가지는 정치, 따뜻한 정치를 해내겠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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