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03 17:50
수정 : 2005.01.03 17:50
정부가 남아시아 지진 피해 지역에 대한 지원금액을 10배 늘려 5천만달러를 고려한다고 밝히자, 다수 누리꾼(네티즌)들은 이에 찬성하거나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반해 일본, 대만 등 다른 나라에 발맞춰 지원 규모를 늘릴 필요는 없고, 국내 어려운 이웃도 돌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 이미지 개선에 도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한국도 경제 수준에 맞게 지원 폭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또 국가를 초월한 세계 시민으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인터넷 한겨레 게시판에서 ‘소르타’는 “한국의 국민총소득 대비 해외원조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의 권고수준보다도 낮고 소득수준이 비슷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도 훨씬 밑돈다”며 “힘 있는 부자 나라들과의 관계에만 지나치게 신경쓰는 현재의 외교 틀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죽’은 “남아시아는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라며 “방송사도 나서서 민간인 모금운동을 벌일 일”이라고 썼다. 그는 이어 “궂은 일을 마다지 않는 수많은 남아시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의 가족들도 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났다”며 “높은 지위에 있거나 부유한 이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국가 사이에도 적용되는 말이니 한국도 위상에 맞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심’은 “진정한 세계화는 세계가 우리나라나 마찬가지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수해가 나면 국가에서 발벗고 나서서 성금을 모아 도와주지 않느냐”라고 썼다. 덧붙여 ‘데데’는 “119 구조대원이 마치 한국인 주검만 수습하기 위해 파견된 것처럼 표현한 보도를 봤다”며 “한국 언론은 너무 한국인 위주”라고 지적했다.
또 적극적인 지원이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경제적으로도 남아시아 시장을 개척하는 데 한몫 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리962’는 “산업연수생 제도를 통해 많은 남아시아 사람들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일조했지만 임금을 떼이거나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기회에 나쁜 기억을 지울 수 있다”고 썼다. 그는 이어 “1억달러를 지원하면 우리 이미지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핸드릭스2004’는 “우리가 대만한테 밀리면 앞으로 남아아시아 무역, 건설 등에서 손해를 볼 것”이라며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는 큰 시장이니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어려운 이웃부터…
이에 대해 지원도 좋지만 ‘뱁새가 황새 따라가는 식’은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네이버’ 게시판에서 ‘하하하하하’는 “달리는 자동차의 10대 가운데 7~8대가 일본차일 정도로 태국은 일본의 경제적 영향권 안에 있다”며 “일본이 복구비를 많이 내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인데 우리가 우리와의 관계를 명확히 따져 지원하는 게 쩨쩨한 거냐”고 물었다. 그는 “이웃 돕는 것도 좋지만 우리 안를 봐가며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이를라’는 “기업이 돈 많이 벌고 한류를 북돋우기 위해 도와야 한다면 기업하고 연예인 기획사에서 낼 일”이라고 꼬집고 “우리 수준에 맞게 성의 표시만 하면 된다”고 썼다.
한편,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은이들을 모아 정부가 급여를 주고 복구단으로 파견하자는 등 독특한 아이디어들도 나왔다.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