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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9 18:26 수정 : 2005.01.09 18:26

문화방송 `신강균의 사실은' 홈페이지에 "1월7일은 쉽니다"라는 안내가 떠 있다. 문화방송 홈페이지 화면.


<에스비에스> 대주주인 ㈜태영의 부회장이 에스비에스와 태영을 비판적으로 보도해 온 <문화방송>의 보도국장 및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진행자 신씨와 취재기자를 최고급 레스토랑으로 불러내 술을 사고 비싼 가방을 선물한 일이 알려져 주말을 달궜다. 이 일은 술자리에 불려갔던 이상호 기자의 양심고백적 글쓰기로 뒤늦게 드러나 문화방송과 에스비에스가 시청자에게 사과하고 ‘신강균의 …’가 존폐의 갈림길에 놓이게 되는 사건으로 커졌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연고주의의 고약함과 그것에 의해 무뎌진 언론인의 윤리의식에 놀라움과 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이 기자 글을 보면 전부터 태영 쪽은 학연을 이용해 ‘그런 자리’를 마련하고자 하는 시도를 했다고 한다. ‘신강균의 …’ 프로그램은 지난해 10월 22일부터 세 번의 비판보도 과정에서 에스비에스의 물 관련 캠페인과 태영의 하수처리장 사업 수주 관계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 문제는 당시 방송위원회의 에스비에스 방송재허가 추천 심사와 겹치며 에스비에스와 문화방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번 일은 비판 대상이 호화판 접대를 벌이고 비판자인 방송사 쪽 핵심 인사들이 언론의 ‘감시자’ 사명을 잊고 담당기자까지 그 자리에 부른 것이 본질이다. 공공 재산인 전파를 빌려쓰며 공익을 중요시해야 할 에스비에스의 대주주인 태영의 처신이 어떠해야 하는지는 상식에 속한다. 에스비에스의 ‘순이익 15% 사회환원’ 약속 위반이 회자돼 왔음을 태영 경영진이 모를 리도 없다. 태영 쪽은 진상을 고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도덕성을 수범해야 할 보도국장이 취재기자를 향응 자리에 불러낸 문화방송 쪽은 문화방송 기자회 성명처럼 “참담함에 고개를 들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문화방송 내부에서는 최근 “보도 프로그램의 보수화”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터져 나오던 터다. 이번 일이 문화방송의 자정·개혁에 기폭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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