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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7 21:52 수정 : 2005.01.07 21:52

이기준 교육부총리가 임명된 지 사흘 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필귀정이다. 그와 관련된 여러 의혹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도 큰 상처를 입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철저하게 따져보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번 일에서 청와대의 인사검증 체제는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대기업 사외이사 겸직, 판공비 유용, 아들의 이중국적 및 병역기피 의혹 등 이 부총리의 서울대 총장 시절 불거졌던 추문을 그대로 묵인했다. 교육부총리가 지녀야 할 도덕성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나아가 새 의혹이 제기되자 확인 절차도 없이 이 부총리를 감싸기에 급급했다.

이번 사태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1년 만에 교육부총리를 바꿈으로써 시작됐다. 노 대통령은 대학 개혁 추진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이는 이전 부총리도 꾸준히 해오던 사안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내 불화 또는 청와대 내 특정인의 자기 인물 심기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망스런 상황이다. 사실이라면 참여정부의 인사정책이 전반적으로 위기에 처했다고 할 수 있다. 총체적인 점검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참여정부의 교육철학 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이 부총리가 서울대 총장 시절 한 일을 보면 시장 중심주의에 기운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노 대통령은 이를 ‘개혁’이라고 했고 ‘대학은 산업’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효율화를 개혁의 핵심으로 보는 시각은 기업이라면 몰라도 ‘백년대계로서의 교육’과는 동떨어진다.

청와대는 우선 좀더 덕성 있고 개혁적인 새 인물을 찾는 일에 정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개혁을 수행하는 데는 도덕성과 신뢰가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사실을 새기기 바란다. 인사 검증 체제를 근본적으로 재정비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번 사태에서 얼마나 교훈을 얻는가에 참여정부의 앞날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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