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원로들의 ‘희망제안’에 귀를 열자 |
사회원로와 각계 대표가 ‘2005 희망제안’을 발표했다. 사회통합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새로운 공동체 건설을 위해 사람 중심의 경제와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념과 빈부 등 갈등으로 갈가리 찢겨 활력을 잃고 가라앉는 절망의 순간에 절규처럼 다가오는 시의적절한 제안이다. 진보·중도·보수의 인사들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낸 것부터 희망적이다.
이들은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평생학습 체제’ 개념을 채용해 3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자는 주장도 내놓았다. 정치권에는 정쟁의 중지를, 기업에는 사람 덜어내는 경영의 탈피를, 노동조합에는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의 자제를, 지식인들에게는 분열적 행태를 버릴 것도 촉구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거대재벌은 글로벌화한 반면 저소득층은 쓸 돈이 없는 현상이 상징하듯 극심한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 시급하다. 이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서민경제 살리기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점에서 원로들의 호소는 절박하기까지 하다. 문제는 현실에서 어떻게 적합하게 내용을 채워 구현하느냐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 노조가 이 절절한 목소리에 귀기울여 구체적인 대안으로 호응할 것을 기대하는 이유다.
다만 이런 사회통합과 경기적 대응이 국가보안법 같은 악법 철폐나 부동산 문제와 같은 국민적 개혁과제의 유야무야와 동일시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오히려 사회개혁이 경제회복과 국민통합을 촉진한다는 데 유념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위기도 외환위기 이후의 미흡한 개혁에서 비롯했음을 상기할 일이다.
원로와 각계 대표의 호소는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는 모두 공동체적 존재임을 깨달아 서로 위하고 존중할 때 가능하다. 2005년의 희망도 남의 고통을 아파하고, 그 고통을 나누려는 데서 생긴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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