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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1.12 18:06 수정 : 2006.01.12 18:06

왜냐면

일본 혐오감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여, 중국시장에서 일본 상품을 한국 상품으로 대체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검토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일본 집권 자민당 내에서 고이즈미 이후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로 꼽히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 총리가 되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겠다고 당당하게 밝혔다는 뉴스를 들었다. 이제 우리는 이런 뉴스에 일희일비 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오히려 느긋한 마음으로 이를 거꾸로 전략적 활용 방안을 추진하자고 제안한다.

지난해 4월께는 쓰촨성 성도인 청두에서 시작되어, 베이징을 거쳐서 상하이와 내가 살고 있는 저장성의 성도 항저우에서까지 격렬한 반일 시위가 일어났다. 그 이후에도 반일 정서는 이어지고 있다. 당시 반일·혐일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이곳의 교수나 학생들, 그리고 기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 중에도 일본에 대한 감정이 악화되는 추세를 느낄수 있었다. 간단히 요약하면, 일본의 태도는 독일과 근본적으로 다르며, 믿을 수 없고 혐오스러운 나라라는 것이다.

가령 그 당시에 내가 근무하는 학과에서 가을에 개최할 국제세미나 준비관계로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교수 한 분이 “일본 학자는 초청하지 말자”고 제안하였다. 약간은 감정적이고 평소 같으면 농담투의 말로 지나칠 말이었다. 그러나 결국 그렇게 결정되었다. 아무도 반대하고 나서지 않았고, 다른 교수 몇 분이 거들면서 예산문제 등을 근거로 내세우며 반대 명분을 만들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일본 아베 관방장관의 신사참배 얘기를 들으니, 당시에 생각했던 중국 내 혐일 분위기를 전략적으로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곧, 일본에서 역사 교과서를 왜곡하고, 고이즈미나 아베 등이 신사참배도 하고, 반복적으로 ‘망언’을 계속하는 것을 역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일본인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겉과 속이 다르다고 말한다. 그러니, 사과를 해도 겉으로 하고, 조금 지나면 다시 신사참배를 하고 교과서 왜곡하고, “다케시마는 우리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면 우리는 다시 끓어올라서, 비난성명 내고, 일장기 태우고, 손가락 자르고 혈서 쓰는, 그런 식으로는 하지 말자고 제안하고 싶다. 어차피 겉과 속이 다른 자들에게 말로만 하는 사과를 받아 본들 아무 의미도 없으며, 계속 같은 말을 듣고, 같은 반응을 나타내는 것도 이제는 지겹다.

대응 방법을 바꿔보자. 일본 혐오감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여, 중국시장에서 일본 상품 대신 우리 상품으로 대체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추진하면서, 그들의 망언과 망동을 오히려 은근히 즐기자. 들끓는 척하면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하책이다. 이제는 오히려 이를 실속있게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자.


이런 정서와 현상은 중국 현지에서 감각적으로 감지된다. 중국인들의 자동차와 가전제품 구매 행태에, 혐일 감정과 한류의 영향이 작용하면서, 일본 상품이 우리 상품으로 대체돼 판매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류’ 열풍과 일본 혐오감을 연결시키는 전략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박인성/중국 저장대학 토지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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