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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12 18:13 수정 : 2019.08.12 19:16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서울시의 5개 자치구에서 돌봄 에스오에스(SOS) 사업이 시작됐다. 일상생활에서 누군가의 도움이나 보조가 필요하지만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동주민센터에 연락하여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사회복지사나 간호사인 공무원이 상담을 통해 적절한 서비스 자원에 연계하고 관리한다. 과거 사회복지관이나 건강보험공단, 다른 사회복지시설이나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등에 시민들이 스스로 알아보고 연락해야 했던 것에 견주면 큰 변화다. 개인의 정보력에 따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나 정도에 차이가 나기도 했다. 또 정부의 여러 돌봄지원 제도가 곧장 연결될 수 없어서 신청 뒤 한달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빈곤층에 대한 소득보장의 사각지대처럼 돌봄의 사각지대가 많이 나타나고 있었다.

물론 원하는 사람에게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우선적으로 노인과 장애인이 기존의 장기요양이나 활동지원과 같이 다른 서비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한 경우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시적 재가수발이나 이동지원 등 7가지 서비스를 사각지대의 노인과 장애인에게 제공한다. 상담과 정보 제공은 모든 시민이 대상이다. 서울시는 올해의 5개 자치구 사업을 시행한 뒤, 점차적으로 돌봄 에스오에스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저소득층의 경우 서비스 비용은 공공이 부담하고, 일반 가구는 원할 경우 정해진 비용을 받고 서비스가 연결된다. 물론 공무원인 사회복지사나 간호사를 통한 정보 제공이나 상담은 무료다.

최근 중앙정부는 소위 커뮤니티케어라 불리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로드맵을 발표하고 8개 지방자치단체를 선도지역으로 선정했다. 서울의 돌봄 에스오에스는 이보다 빠르게 준비하고 실행체계를 갖추었다. 서울형 커뮤니티케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추진돼온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의 성과에 기반하여, 이제 서울시의 동주민센터가 행정민원을 넘어 돌봄서비스를 관장하는 ‘생활살피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주민센터마다 돌봄매니저로서 사회복지사와 간호사를 정규 공무원으로 추가 채용하고 있다.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발굴이 이루어지는 사례들에 대해 공공이 책임성 있게 대응하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생애주기 속에서 특수한 연령 시기에, 혹은 인구학적 특성이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야 할 경우가 있다. 예전에는 이를 가족, 특히 가족 내 여성의 부담으로 해결해왔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 서구 국가에서는 돌봄을 사회적으로 책임지는 것이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온 사회적 과제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장기요양보험이나 장애인활동지원, 보육지원 등 여러 정책을 진행해왔지만 아직은 태부족이다. 그동안 다수의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돌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절대부족인 서비스 인프라의 확충과 아울러, 지방정부가 돌봄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해왔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서울시의 돌봄 에스오에스 출범이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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