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일본발 대한 무역전쟁은 미국발 대중 무역전쟁과 판박이다. 미국의 무역·기술 전쟁은 중국의 제조 2025나 5G 및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 앞서기를 용납 않고, 자기들이 독주하여 세계 패권을 지속하겠다는 장기적 전략 구상의 일환이다.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한·일 분업체계에서 한국을 하위체계 속에 계속 묶어두거나, 동북아나 세계 질서에서 일본의 위상이 한국에 의한 엎어치기나 훼손을 결코 허용할 수 없는 구도를 만들겠다는 장기적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패권아류의 발상으로, 해방이 된 지 75년이 되었건만, 한반도는 여전히 일제 강점하의 조선이란 이미지로 그들의 눈에 남아 있는 것 같다. 장기적 공세전략에는 땜질식 단기 처방이 아니라 장기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먼 안목으로 한국 사회의 새판 짜기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아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나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예지를 발휘해야 할 때다. 첫째, 이를 계기로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으로 중국을 포위 봉쇄하려는 미국의 신냉전 전략의 첨병으로서 한반도라는 구도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70여년 전 냉전의 첨병으로 몰려 분단과 남북 적대 구도가 강제된 쓰라린 역사의 전철을 더는 밟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둘째, 친일을 바탕으로 외세의존을 체질화한 채 기득권 체제를 공고히 해왔던 이 땅의 정당, 언론, 정치인, 사회단체, 개인 등을 자연스럽게 솎아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누가 맹목적 종일(從日)주의자인지 이번을 계기로 저절로 드러나고 있다. 우리 시민 일반이 이들을 제대로 판별할 수 있게 되어 준엄한 역사의 심판을 늦게나마 내릴 수 있는 획기적 전환을 이룩할 수 있다. 셋째, 이번을 계기로 대기업과 정부는 대일 하이테크 과대의존이나 대기업의 약탈적 중소기업관계가 기술 자립 구도에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제대로 자각하고, 대기업과 국내 중소기업 사이의 새로운 유기적 상생구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체제가 실질적으로 붕괴하고 있는 전환의 시점에서 지나친 국제분업 의존은 반도체 분야를 넘어 전 분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음을 더욱 유념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정부 사이 상생의 새로운 관계 설정하에 신성장 동력이나 원천기술 연구·개발에 장기적 새판 짜기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넷째, 이제 북-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평화시대를 맞아 한·미·일 분업체계에서 벗어나 남북 분업체계와 한·중 분업체계를 확충하고 정착화해야 할 것이다. 통일 밑거름으로 남북 분업체계 확충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13억 인구의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의 분업체계를 미국과 일본보다 중시해야 하는 것은 통계 수치가 명시하는 바다. 다섯째, 또한 장기적으로 기존 동맹 체계에서 동반자와 우호친선협력 체계로 평화시대와 통일시대에 걸맞게 관계 설정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다. 이상 대표적 사례에 국한했지만, 이를 넘어서서 전반적 구도의 장기 전략적 새판 짜기는 중-미 세력전이라는 세계 질서의 변환, 한반도 평화통일 시대의 본격화, 인공지능 등 핵심 첨단기술 시대의 도래, 세계무역기구 체제의 약화 등을 맞아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다. 이 역사적 시점에서 대두한 일본발 무역전쟁은 이 새판 짜기의 촉진제 구실을 할 것이다. 아니 촉진제로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왜냐면 |
[왜냐면] 일본발 무역전쟁, 이참에 새판 짜기를 / 강정구 |
전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일본발 대한 무역전쟁은 미국발 대중 무역전쟁과 판박이다. 미국의 무역·기술 전쟁은 중국의 제조 2025나 5G 및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 앞서기를 용납 않고, 자기들이 독주하여 세계 패권을 지속하겠다는 장기적 전략 구상의 일환이다.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한·일 분업체계에서 한국을 하위체계 속에 계속 묶어두거나, 동북아나 세계 질서에서 일본의 위상이 한국에 의한 엎어치기나 훼손을 결코 허용할 수 없는 구도를 만들겠다는 장기적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패권아류의 발상으로, 해방이 된 지 75년이 되었건만, 한반도는 여전히 일제 강점하의 조선이란 이미지로 그들의 눈에 남아 있는 것 같다. 장기적 공세전략에는 땜질식 단기 처방이 아니라 장기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먼 안목으로 한국 사회의 새판 짜기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아 한반도에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나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예지를 발휘해야 할 때다. 첫째, 이를 계기로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으로 중국을 포위 봉쇄하려는 미국의 신냉전 전략의 첨병으로서 한반도라는 구도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70여년 전 냉전의 첨병으로 몰려 분단과 남북 적대 구도가 강제된 쓰라린 역사의 전철을 더는 밟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둘째, 친일을 바탕으로 외세의존을 체질화한 채 기득권 체제를 공고히 해왔던 이 땅의 정당, 언론, 정치인, 사회단체, 개인 등을 자연스럽게 솎아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누가 맹목적 종일(從日)주의자인지 이번을 계기로 저절로 드러나고 있다. 우리 시민 일반이 이들을 제대로 판별할 수 있게 되어 준엄한 역사의 심판을 늦게나마 내릴 수 있는 획기적 전환을 이룩할 수 있다. 셋째, 이번을 계기로 대기업과 정부는 대일 하이테크 과대의존이나 대기업의 약탈적 중소기업관계가 기술 자립 구도에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제대로 자각하고, 대기업과 국내 중소기업 사이의 새로운 유기적 상생구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체제가 실질적으로 붕괴하고 있는 전환의 시점에서 지나친 국제분업 의존은 반도체 분야를 넘어 전 분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음을 더욱 유념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정부 사이 상생의 새로운 관계 설정하에 신성장 동력이나 원천기술 연구·개발에 장기적 새판 짜기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넷째, 이제 북-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평화시대를 맞아 한·미·일 분업체계에서 벗어나 남북 분업체계와 한·중 분업체계를 확충하고 정착화해야 할 것이다. 통일 밑거름으로 남북 분업체계 확충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13억 인구의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의 분업체계를 미국과 일본보다 중시해야 하는 것은 통계 수치가 명시하는 바다. 다섯째, 또한 장기적으로 기존 동맹 체계에서 동반자와 우호친선협력 체계로 평화시대와 통일시대에 걸맞게 관계 설정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다. 이상 대표적 사례에 국한했지만, 이를 넘어서서 전반적 구도의 장기 전략적 새판 짜기는 중-미 세력전이라는 세계 질서의 변환, 한반도 평화통일 시대의 본격화, 인공지능 등 핵심 첨단기술 시대의 도래, 세계무역기구 체제의 약화 등을 맞아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다. 이 역사적 시점에서 대두한 일본발 무역전쟁은 이 새판 짜기의 촉진제 구실을 할 것이다. 아니 촉진제로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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