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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2 16:30 수정 : 2019.06.13 13:48

정승연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뒤, 북핵 폐기와 제재 완화를 둘러싸고 북한과 미국의 줄다리기가 이어져왔다.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 사이에 이 문제가 재차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반도에 다시 훈풍이 불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언행을 보면, 한반도가 2년 전과 같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조만간 북-미 정상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기대하게 한다.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우선적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열어야 한다. 동시에 그 평화를 항구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반도 번영이 동반되어야 한다. 더욱이 남북한 당사국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나아가 미국 등의 주변국들이 함께할 때에 번영의 기틀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공동번영의 거점으로 두만강 유역 개발에 다시 주목해야 한다.

광역두만개발계획(GTI)은 북한의 나진·선봉과 중국의 동북3성, 러시아 연해주 일부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지역을 개발 대상으로 하는 협의체다. 이 협의체는 1991년 유엔개발계획이 정부 간 협력사업으로 지정하여 추진을 권고하면서 남북한과 중국·러시아·몽골 등 5개 회원국이 두만강을 중심으로 하는 삼각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그러나 북핵 문제가 대두되며 2009년 북한이 지티아이를 탈퇴하고 동북아 정세가 얼어붙으면서 아직까지 지티아이는 논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지티아이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다음과 같은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우선 북한의 지티아이 재가입 문제다. 중국, 러시아, 몽골, 한국 등의 회원국이 북한의 재가입에 긍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다. 현재 북한 입장에서는 어렵겠지만 향후 미국과의 협상이 풀려간다면 북한의 재가입 가능성 또한 높아질 것이다. 투자, 교통,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주변국들과 공동의 개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지티아이는 북한에 있어서도 개방 후의 체제 안전과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가 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일본과 미국이 참여해야 지티아이는 더욱 공고해진다. 일본은 지티아이 발족 초기 관련 회의에 참여한 적은 있으나 회원국으로서의 참여 의사를 밝힌 바는 없다. 그러나 돗토리현 등 일본 지방정부가 지티아이 지방협력위원회 및 포럼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점을 본다면 향후 일본도 지티아이에 가입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미국의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준회원국이나 옵서버 형태의 참여가 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 문제는 미국의 의지와 중국, 러시아 등의 동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미국이 참여하는 것이 미국 국익은 물론이고 동북3성이나 연해주 개발 등의 중국, 러시아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마지막으로 지티아이의 성공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사실 매년 회의와 포럼 등이 이어졌으나 아직 지티아이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것은 막대한 재원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업에 북한이 재가입하고 일본과 미국이 참여한다면 재원의 확보는 크게 탄력을 받을 것이다. 일본과 미국이 지배력을 갖는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이를 견제하려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는 번영과 함께해야만 지속가능한 것이 될 것이다. 또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동북아라는 큰 틀에서 추진되어야 안정화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동북아 평화·번영의 핵심 기폭제로서 ‘두만강’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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