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10 16:11
수정 : 2019.06.1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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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환송인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6박 8일 일정으로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 3국을 국빈방문 한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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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는 ‘북쪽으로 가는 길’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나라다. 실제 국토의 40%가 북극권에 위치하는 만년설의 나라이자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배경이 되었던 노르웨이에 요즘 한류의 열기가 뜨겁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11일 저녁(현지시각)에 열릴 북유럽 최초의 대규모 케이팝(K-POP) 콘서트는 티켓 오픈을 하자마자 2분 만에 전석이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얼마 전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에서 막을 내린 2019년 베르겐 국제 페스티벌에서는 작곡가 진은숙이 페스티벌 상주 작곡가로 선정되어 피아니스트 김선욱을 포함한 여러 연주자들이 진은숙의 작품을 연주하는 등 클래식 한류 열기도 뜨거웠다. 또 소설가 한강은 100년 뒤에 출간될 미공개 원고를 소장하는 ‘미래도서관’이라는 공공예술 프로젝트에 아시아 작가로는 최초로 선정돼 지난 5월 오슬로 근교의 숲에서 흰 천으로 봉인한 원고를 전달하는 감동적인 행사를 했다.
한-노르웨이 수교 60주년을 맞은 올해, 이렇게 뜨거운 ‘코리아 열기’를 몰고 문재인 대통령이 11일부터 13일까지 노르웨이를 국빈방문한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인 이번 국빈방문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과 역할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하랄 5세 국왕의 적극적인 초청으로 성사되었다.
노르웨이는 한국전쟁 당시 야전 외과병원단(NORMASH)을 파견하여 의정부와 동두천 일대에서 9만여명의 생명을 치료해준 소중한 인연이 있는 나라다. 전후에는 다른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함께 국립의료원(현재 국립중앙의료원)을 설립해 한국 현대 의료의 산실이 되었는데, 서울 을지로 6가에 세워진 국립의료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뷔페식당인 ‘스칸디나비안클럽’이 운영되어 김영삼 대통령 등 유명 정·재계 인사들도 즐겨 찾는 식당이 되었다. 우리에게 ‘골라 먹는 재미’를 전해준 이 뷔페식당은 당시 한국 최초로 청어절임과 연어요리 뷔페를 선보였는데 60년이 지난 요즘 연어요리는 흔한 음식이 되었다.
바이킹의 후예답게 조선·해양산업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가진 노르웨이는 주요 선주 국가이자 석유를 생산하는 산유국으로, 우리의 조선·해양플랜트 수출에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되어왔다. 이와 더불어 노르웨이가 갖고 있는 에너지·환경, 센서·나노기술, 터널 건설, 그리고 연어 양식으로 대변되는 생명공학 분야 등에서의 과학기술의 강점을 바탕으로 우리와의 다양한 실질적인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는 친환경·스마트 조선해운 분야의 국제적 선도국으로 2015년 세계 최초로 전기 추진 선박 운항 개시, 2020년부터 운항될 전기 추진 자율주행선박 건조 사업에 이어 올해 수소 벙커링 선박 개발도 시작했다. 조선·해양 시장이 친환경·스마트 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국제적 환경에서 노르웨이와의 미래지향적 산업협력 확대는 우리에게 실로 중요한 협력 지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노르웨이는 수소경제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파트너로서 잠재력도 크다. 빙하의 침식을 받아 전 해안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피오르를 형성하고 있는 지형적 특성 덕분에 전력생산의 95% 이상을 수력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는 노르웨이는 우수한 수전해 기술에 기초한 수소 생산, 저장, 운송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 양국 간 수소경제 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미래지향적인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의 심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뜨거운 한류 열기와 함께 새로운 60년 미래의 우정과 협력 시대를 열어줄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대한 기대가 현지에서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이유다.
남영숙
주노르웨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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