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장관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는 다양하다. 소득 양극화가 초래하는 빈곤과 같은 경제적 문제나, 분단을 넘어 평화의 시대를 열어야 하는 남북문제 등이 그러하다. 갈등의 문제만 하더라도 개인, 가족, 이웃 간의 갈등에서 지역, 성, 계층, 국가 간 갈등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지구 생태계가 처한 위기에 대해서는 그 심각성을 종종 놓치곤 한다. 이는 생태계 위기가 개별 국가, 민족 단위를 뛰어넘는 지구적 문제이기도 하거니와 자연을 타자로 대상화하는 인식 구조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아직도 우리는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가 초래하는 위기를 미래 공상과학 영화 이야기 정도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4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제7차 유엔 산하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총회가 폐막했다. 생물다양성 관련 연구기관, 산업계 및 시민단체 등 전세계 전문가들이 모여 지구평가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는 “우리가 혁신적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서비스는 2050년까지 계속 감소할 것이고 우리 삶은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미 지구에 사는 800만종 이상 동식물 중 100만종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습지는 1700년에 대비해 불과 13%만 남았다. 지구평가보고서가 말하는 생물다양성은 육지, 담수, 해양 생태계의 모든 생명체의 다양한 형태는 물론, 생명체들이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만드는 모든 다양성을 가리킨다. 생명체들은 서로에게 의존적인 관계이고 그 관계는 풍요로움의 원천이다.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식량과 같은 자연이 주는 혜택을 ‘생태계서비스’라고 말한다. 생물학자 폴 얼릭은 “지구에서 생물 한 종을 잃는 것은 비행기 날개에 달린 나사못을 뽑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나사못을 몇개 뽑는다고 비행기가 즉각 추락하지 않지만 추락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나사못이 뽑혀나갈지는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말이다. 생물다양성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토지 이용이다. 그 밖에 동식물 남획, 기후변화, 오염과 쓰레기, 침입외래종도 직접적 영향을 준다. 결국 지금의 지구 생태계 위기는 인간의 활동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인간, 사회, 국가, 세계가 노력하지 않는다면 2050년 이후에도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서비스는 계속 감소할 것이다. 결국 인간의 식량, 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대두할 것이다. 생물다양성 보전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원칙이어야 한다. 기술, 경제, 사회적 요인 전반에 걸쳐 패러다임, 목표, 우선적 가치의 혁신적 변화를 이룰 때 우리는 생물다양성의 감소를 저지하고, 지속가능발전 등 사회적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지속 가능한 국토 환경 조성’을 국정과제로 하여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태계서비스 증진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훼손되는 자연 가치를 총량적으로 보전하는 ‘자연자원 총량제’가 2021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보호지역 내 생물다양성 보전 및 수질 증진을 위한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도입을 위해 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국립공원과 생태경관보전지역의 면적을 2021년까지 국토의 17%로 확대하고자 한다. 4대강 보 처리 방안,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둘러싼 갈등의 문제도 생물다양성의 관점, 즉 인류 생존의 관점에서 새로운 해결의 기준을 찾을 수 있다. 어떤 결정이 종 다양성을 지키는 방안인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다. 생물다양성을 외면하고 생태계를 훼손하면 그 비용은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다. 오는 22일은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생태계 훼손이 초래하는 멸종 위기로부터 우리 또한 자유롭지 않은 인간 종일 뿐이라는 겸손의 마음으로 생물다양성과 생존의 문제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왜냐면 |
[왜냐면] 생물다양성은 생존의 문제다 / 조명래 |
환경부 장관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는 다양하다. 소득 양극화가 초래하는 빈곤과 같은 경제적 문제나, 분단을 넘어 평화의 시대를 열어야 하는 남북문제 등이 그러하다. 갈등의 문제만 하더라도 개인, 가족, 이웃 간의 갈등에서 지역, 성, 계층, 국가 간 갈등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지구 생태계가 처한 위기에 대해서는 그 심각성을 종종 놓치곤 한다. 이는 생태계 위기가 개별 국가, 민족 단위를 뛰어넘는 지구적 문제이기도 하거니와 자연을 타자로 대상화하는 인식 구조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아직도 우리는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가 초래하는 위기를 미래 공상과학 영화 이야기 정도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4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제7차 유엔 산하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총회가 폐막했다. 생물다양성 관련 연구기관, 산업계 및 시민단체 등 전세계 전문가들이 모여 지구평가보고서를 채택했다. 보고서는 “우리가 혁신적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서비스는 2050년까지 계속 감소할 것이고 우리 삶은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미 지구에 사는 800만종 이상 동식물 중 100만종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습지는 1700년에 대비해 불과 13%만 남았다. 지구평가보고서가 말하는 생물다양성은 육지, 담수, 해양 생태계의 모든 생명체의 다양한 형태는 물론, 생명체들이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만드는 모든 다양성을 가리킨다. 생명체들은 서로에게 의존적인 관계이고 그 관계는 풍요로움의 원천이다.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식량과 같은 자연이 주는 혜택을 ‘생태계서비스’라고 말한다. 생물학자 폴 얼릭은 “지구에서 생물 한 종을 잃는 것은 비행기 날개에 달린 나사못을 뽑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나사못을 몇개 뽑는다고 비행기가 즉각 추락하지 않지만 추락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나사못이 뽑혀나갈지는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말이다. 생물다양성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토지 이용이다. 그 밖에 동식물 남획, 기후변화, 오염과 쓰레기, 침입외래종도 직접적 영향을 준다. 결국 지금의 지구 생태계 위기는 인간의 활동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인간, 사회, 국가, 세계가 노력하지 않는다면 2050년 이후에도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서비스는 계속 감소할 것이다. 결국 인간의 식량, 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대두할 것이다. 생물다양성 보전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원칙이어야 한다. 기술, 경제, 사회적 요인 전반에 걸쳐 패러다임, 목표, 우선적 가치의 혁신적 변화를 이룰 때 우리는 생물다양성의 감소를 저지하고, 지속가능발전 등 사회적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지속 가능한 국토 환경 조성’을 국정과제로 하여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태계서비스 증진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훼손되는 자연 가치를 총량적으로 보전하는 ‘자연자원 총량제’가 2021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보호지역 내 생물다양성 보전 및 수질 증진을 위한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도입을 위해 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국립공원과 생태경관보전지역의 면적을 2021년까지 국토의 17%로 확대하고자 한다. 4대강 보 처리 방안,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둘러싼 갈등의 문제도 생물다양성의 관점, 즉 인류 생존의 관점에서 새로운 해결의 기준을 찾을 수 있다. 어떤 결정이 종 다양성을 지키는 방안인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다. 생물다양성을 외면하고 생태계를 훼손하면 그 비용은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다. 오는 22일은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생태계 훼손이 초래하는 멸종 위기로부터 우리 또한 자유롭지 않은 인간 종일 뿐이라는 겸손의 마음으로 생물다양성과 생존의 문제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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