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대전소년원 담임 최근 중학생들이 차량을 훔쳐 도주극을 벌이다 붙잡힌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 중 만 14살 학생들은 구속되었고, 만 13살 촉법소년들은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되었다. 이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는 차량을 절도한 뒤 운전한 촉법소년들이 형사처분을 받지 않는다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뉴스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소년법을 폐지하여 이들을 엄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성세대는 요즘 10대들의 범죄가 과거에 비해 흉포화·지능화되었고 아이들이 영악하여 소년법을 악용한다고 비판하지만, 과거에도 흉포한 소년 강력범죄는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실시간으로 생산하고 공유하는 시대가 낳은 오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사건 당일 아이들이 키가 꽂혀 있는 차량을 운전하여 도주극을 벌인 이유는 친구들과 멀리 놀러 가고 싶은 충동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청소년들은 차량을 운전하고 싶다는 욕구는 가질 수 있지만 실천에 옮기지는 않는다. 최소한의 준법성과 윤리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를 훔친 아이들은 차 안에 ‘이젠 우리 차!’라고 천연덕스럽게 쓸 정도로 죄의식이 결핍된 모습을 보였다. 이들에 대한 신상조사와 상담 결과, 결손가정 및 가정의 해체, 가정폭력으로 인한 가출, 학교의 방임과 또래관계에 대한 애착 등이 비행의 주된 원인으로 밝혀졌다. 아이들은 보육원과 쉼터, 모텔 등의 유흥가를 전전하며 시기적절한 치료와 상담을 받지 못해 정신이 피폐해진 상태로 방치되면서 비행성이 심화됐다. 전국 소년원에 수용된 정신·지적장애 소년원생은 전체 보호소년 중 약 30%를 차지한다. 이 아이들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분노조절장애, 품행장애 등의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약물치료와 심리치료 등 전문적인 의료 처우지만, 전문 의료소년원이 없어 정신질환이 있는 보호소년의 처우에 어려움이 많다. 법무부는 전문 의료소년원 설립을 추진해왔으나 예산 부족과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대전소년원이 소년 의료보호시설(7호 처분)로서 일부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인력과 시설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환경에서 생활해야 할 아이들이 2평 남짓한 호실에서 2~3명이 부대끼며 생활하고 있다. 소년원 의료처우 학생들은 양면성을 가진다. 가정과 학교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어린 나이부터 거리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비행하위문화’에 길들어 있다. 그래서 수용생활을 하면서도 서로 욕설을 하거나 갈취, 협박, 폭행 등을 일삼는다. 하지만 담임교사와 정신보건 임상심리사가 개별상담을 해보면, 순수한 어린아이의 마음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버려지고 학대받던 어린 시절에 정신적 성장이 멈춘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치료와 상담을 통해 이들을 건전한 청소년으로 거듭나게 하여 가정과 학교로 복귀시키는 정책은 미래의 성인범죄로 인해 발생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조현병 환자들에 의한 살인 사건 등 강력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처 방안이기도 하다.
왜냐면 |
[왜냐면] 전문 의료소년원이 필요한 이유 / 최원훈 |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대전소년원 담임 최근 중학생들이 차량을 훔쳐 도주극을 벌이다 붙잡힌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 중 만 14살 학생들은 구속되었고, 만 13살 촉법소년들은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되었다. 이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는 차량을 절도한 뒤 운전한 촉법소년들이 형사처분을 받지 않는다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뉴스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소년법을 폐지하여 이들을 엄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성세대는 요즘 10대들의 범죄가 과거에 비해 흉포화·지능화되었고 아이들이 영악하여 소년법을 악용한다고 비판하지만, 과거에도 흉포한 소년 강력범죄는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실시간으로 생산하고 공유하는 시대가 낳은 오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사건 당일 아이들이 키가 꽂혀 있는 차량을 운전하여 도주극을 벌인 이유는 친구들과 멀리 놀러 가고 싶은 충동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청소년들은 차량을 운전하고 싶다는 욕구는 가질 수 있지만 실천에 옮기지는 않는다. 최소한의 준법성과 윤리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를 훔친 아이들은 차 안에 ‘이젠 우리 차!’라고 천연덕스럽게 쓸 정도로 죄의식이 결핍된 모습을 보였다. 이들에 대한 신상조사와 상담 결과, 결손가정 및 가정의 해체, 가정폭력으로 인한 가출, 학교의 방임과 또래관계에 대한 애착 등이 비행의 주된 원인으로 밝혀졌다. 아이들은 보육원과 쉼터, 모텔 등의 유흥가를 전전하며 시기적절한 치료와 상담을 받지 못해 정신이 피폐해진 상태로 방치되면서 비행성이 심화됐다. 전국 소년원에 수용된 정신·지적장애 소년원생은 전체 보호소년 중 약 30%를 차지한다. 이 아이들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분노조절장애, 품행장애 등의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약물치료와 심리치료 등 전문적인 의료 처우지만, 전문 의료소년원이 없어 정신질환이 있는 보호소년의 처우에 어려움이 많다. 법무부는 전문 의료소년원 설립을 추진해왔으나 예산 부족과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대전소년원이 소년 의료보호시설(7호 처분)로서 일부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인력과 시설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환경에서 생활해야 할 아이들이 2평 남짓한 호실에서 2~3명이 부대끼며 생활하고 있다. 소년원 의료처우 학생들은 양면성을 가진다. 가정과 학교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어린 나이부터 거리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비행하위문화’에 길들어 있다. 그래서 수용생활을 하면서도 서로 욕설을 하거나 갈취, 협박, 폭행 등을 일삼는다. 하지만 담임교사와 정신보건 임상심리사가 개별상담을 해보면, 순수한 어린아이의 마음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버려지고 학대받던 어린 시절에 정신적 성장이 멈춘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치료와 상담을 통해 이들을 건전한 청소년으로 거듭나게 하여 가정과 학교로 복귀시키는 정책은 미래의 성인범죄로 인해 발생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조현병 환자들에 의한 살인 사건 등 강력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처 방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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