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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01 17:48 수정 : 2019.05.02 14:16

최진헌
한국교통안전공단 책임연구원

2018년 4월 서울 동작구 관내 초등학교 인근에서 1학년 어린이가 마을버스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서울시 관내에서 마을버스에 치여 발생한 사망자는 11명으로 전년 대비 약 3.7배 증가했다. 반면 시내버스의 경우 지난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3명으로 전년 대비 1명이 감소했다. 마을버스의 교통안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마을버스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이유는 시내버스 취업을 위한 경력쌓기용 초보운전자와 시내버스 정년퇴임 뒤 마을버스로 옮겨오는 고령운전자가 많다는 점이다. 버스 운전의 특성상 운전기사는 승하차 승객, 차량 내 폐회로텔레비전(CCTV), 결제단말기, 신호등 등 매우 복잡한 운전환경에서 일을 해야 한다. 특히 마을버스는 보행자가 많은 생활도로나 복잡한 골목에서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력이 적은 초보운전자나 반사신경이 느려져 운전 능력이 떨어진 고령운전자의 경우 교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있다. 서울시 마을버스 조합 자료에 따르면, 마을버스 운전자 평균 근속 기간이 2.3년으로 매우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을버스 경력을 쌓은 뒤 시내버스로 이직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이 때문에 마을버스 회사는 운전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사장이나 안전관리자가 직접 버스를 운전하기도 하고 아르바이트 운전자를 급하게 구하기도 한다. 이처럼 운전자 수급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기존 운전자의 운행시간 증가 및 휴게시간 부족을 야기하고 관리자의 부재까지 이어져 안전관리의 악순환을 불러온다.

운전자 수급 문제와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마을버스에도 준공영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대중교통 운영체계는 소유와 운영 방식에 따라 공영제, 준공영제, 민영제로 구분한다.) 서울시는 민영제였던 시내버스를 2004년 7월부터 준공영제로 운영 중이며 정부의 다양한 안전정책을 도입하여 체계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매년 ‘시내버스회사 경영 및 서비스 평가’를 실시하면서 운전자 안전교육, 위험운전 행위, 교통사고 건수, 차량·시설 관리 등 교통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평가 항목에 포함해 회사의 자발적 안전관리를 유도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대표적으로 영국 런던과 핀란드 헬싱키, 브라질 쿠리치바 등이 버스를 준공영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이 준공영제로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시내버스의 준공영제 도입 결과 2008년 39명이었던 버스 교통사고 사망자가 2018년에는 18명으로 점차 감소한 것을 보면 준공영제의 장점을 알 수 있다.

마을버스는 현재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고 생활하는 어린이집, 유치원 앞을 하루에 수도 없이 지나다니고 있다. 마을버스의 준공영제 도입을 통한 체계적인 안전관리로 교통사고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안전한 운행체계를 확립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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