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상임의장 민가협 회원으로 양심수 면회를 다닌 지도 스무해가 훌쩍 넘었습니다. 저는 수배자가 된 대학생 아들을 살리려고 민가협 회원이 되었습니다. 아들 수배가 풀려도 민가협 목요집회를 그만둘 수 없었습니다. 내 배 아파서 낳은 자식뿐만 아니라 의로운 일에 앞장서다 고생하는 아들딸이 다 내 자식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새해를 며칠 앞두고 이석기 전 의원 면회를 다녀왔습니다. 그는 감옥에서 6년째 겨울살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민가협을 두고서 ‘거리의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핍박받는 약한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는 한, 감옥의 양심수가 단 한명이라도 남아 있는 한 민가협은 ‘거리의 어머니’로 살아갈 것입니다. 지난여름, 그 폭염 아래에서 칠순, 팔순의 언니들과 청와대 앞에서 ‘이석기와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라’ 외쳤던 이유입니다. 얼마 전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에 즈음하여 특별사면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였습니다. ‘이번만은’ 하는 간절한 기대를 해봅니다. 단 한명의 양심수도 사면하지 않는 촛불정부라는 원망이 이제는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위로받지 못한 상처를 보듬는 속에서 새로운 100년, 그 시작의 박수는 더 뜨거울 것입니다. 이석기 전 의원이 이번 삼일절에 우리 곁으로 돌아와야 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사법농단 재판거래의 피해자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권의 통합진보당 해산 공작과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문건이 공개되었습니다. ‘국정운영 뒷받침’ 사례 첫줄에 적힌 것은 내란음모조작 사건이었습니다. 항소심 재판장은 양승태의 최측근인 적폐 법관이었습니다. 대법원 선고기일마저 뇌물 판사 여론물타기용으로 앞당겼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둘째,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입니다. 6대 종단 지도자들이 석방 호소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정말 드문 경우입니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시민사회연대회의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도 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국제앰네스티도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미국 흑인인권운동의 대부 격인 제시 잭슨 목사는 지난해 그를 면회하고서 과거 만델라 면회를 회상하며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셋째, 벌써 6년이란 중형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종북몰이로 인한 9년형 선고도 터무니없지만 6년을 넘긴 그의 수감 기간은 더욱 그러합니다. 한 인간을 이렇게 두는 것은 정말로 잔인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삼일절 특별사면을 호소합니다. 불의한 권력으로 눌리고 아팠던 사람들 누구 하나 소외시키지 말고 끌어안아 주십시오. 조국 민정수석님, 대통령님의 결단을 잘 보좌해주기 바랍니다. 적폐세력에 맞서며 보여준 그 결기는 정말 후련했습니다.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이때야말로 모든 양심수에게 감옥문이 열려야 합니다. 불의한 정권 아래 국가폭력으로 피해를 받은 모든 국민들도 사면복권되어야 합니다. 그날 10분이란 짧은 면회 시간 동안에 무슨 말을 서로 나누었는지는 기억이 다 나지 않습니다. 자기 때문에 어려운 걸음 했다며 그는 거듭 “죄송합니다” 했습니다. 또다시 새해를 감옥에서 맞는 모습이 안쓰러워 저는 “미안합니다” 하였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연신 미안해했던 장면은 또렷합니다. 어디선가 누가 해준 얘기가 지금도 귀에 맴돌고 있습니다. “징역 6년이면 살 만큼 살았다.”
왜냐면 |
[왜냐면] 삼일절, 이석기가 우리 곁으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 / 조순덕 |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상임의장 민가협 회원으로 양심수 면회를 다닌 지도 스무해가 훌쩍 넘었습니다. 저는 수배자가 된 대학생 아들을 살리려고 민가협 회원이 되었습니다. 아들 수배가 풀려도 민가협 목요집회를 그만둘 수 없었습니다. 내 배 아파서 낳은 자식뿐만 아니라 의로운 일에 앞장서다 고생하는 아들딸이 다 내 자식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새해를 며칠 앞두고 이석기 전 의원 면회를 다녀왔습니다. 그는 감옥에서 6년째 겨울살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민가협을 두고서 ‘거리의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핍박받는 약한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는 한, 감옥의 양심수가 단 한명이라도 남아 있는 한 민가협은 ‘거리의 어머니’로 살아갈 것입니다. 지난여름, 그 폭염 아래에서 칠순, 팔순의 언니들과 청와대 앞에서 ‘이석기와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라’ 외쳤던 이유입니다. 얼마 전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에 즈음하여 특별사면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였습니다. ‘이번만은’ 하는 간절한 기대를 해봅니다. 단 한명의 양심수도 사면하지 않는 촛불정부라는 원망이 이제는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위로받지 못한 상처를 보듬는 속에서 새로운 100년, 그 시작의 박수는 더 뜨거울 것입니다. 이석기 전 의원이 이번 삼일절에 우리 곁으로 돌아와야 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사법농단 재판거래의 피해자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권의 통합진보당 해산 공작과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문건이 공개되었습니다. ‘국정운영 뒷받침’ 사례 첫줄에 적힌 것은 내란음모조작 사건이었습니다. 항소심 재판장은 양승태의 최측근인 적폐 법관이었습니다. 대법원 선고기일마저 뇌물 판사 여론물타기용으로 앞당겼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둘째,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입니다. 6대 종단 지도자들이 석방 호소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정말 드문 경우입니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시민사회연대회의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도 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국제앰네스티도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미국 흑인인권운동의 대부 격인 제시 잭슨 목사는 지난해 그를 면회하고서 과거 만델라 면회를 회상하며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셋째, 벌써 6년이란 중형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종북몰이로 인한 9년형 선고도 터무니없지만 6년을 넘긴 그의 수감 기간은 더욱 그러합니다. 한 인간을 이렇게 두는 것은 정말로 잔인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삼일절 특별사면을 호소합니다. 불의한 권력으로 눌리고 아팠던 사람들 누구 하나 소외시키지 말고 끌어안아 주십시오. 조국 민정수석님, 대통령님의 결단을 잘 보좌해주기 바랍니다. 적폐세력에 맞서며 보여준 그 결기는 정말 후련했습니다.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이때야말로 모든 양심수에게 감옥문이 열려야 합니다. 불의한 정권 아래 국가폭력으로 피해를 받은 모든 국민들도 사면복권되어야 합니다. 그날 10분이란 짧은 면회 시간 동안에 무슨 말을 서로 나누었는지는 기억이 다 나지 않습니다. 자기 때문에 어려운 걸음 했다며 그는 거듭 “죄송합니다” 했습니다. 또다시 새해를 감옥에서 맞는 모습이 안쓰러워 저는 “미안합니다” 하였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연신 미안해했던 장면은 또렷합니다. 어디선가 누가 해준 얘기가 지금도 귀에 맴돌고 있습니다. “징역 6년이면 살 만큼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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