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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0.29 18:36 수정 : 2018.10.30 15:04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

지난여름, 일본에서 열린 글로벌 일자리 간담회에서 한 청년을 만났다. 그는 몇년 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취업알선 사업을 통해 일본의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에 취업했다고 했다. 그러다가 2년 전에 직장 경험을 살려 현지에서 창업해 어엿한 사업가로 변신했다. 그의 회사는 전자상거래용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해 일본 기업에 판매한다. 직원이 본인을 포함해 총 7명인데, 웹디자이너 등 기술 인력 5명을 모두 한국 청년으로 채용했다고 한다.

그의 사례는 글로벌 일자리 창출에 관한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스타트업의 국외 진출과 ‘본 글로벌’(Born Global·처음부터 국외 시장을 목표로 창업하는 기업)이 확대되면 국외에서 취업하는 것보다 질 높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에 맞춰 코트라를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진흥공단, 창업진흥원 및 프랑스의 크리에이티브밸리가 공동 개최한 ‘한-프랑스 스타트업 서밋’은 이런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

최근 유럽은 전세계의 혁신 스타트업들이 모여드는 ‘기술 스타트업의 허브’로 불린다. 유럽 각국은 4차 산업혁명 전략의 하나로 스타트업의 생태계 조성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혁신 기술을 확보하려고 국경을 가리지 않고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들과 협력하고, 인력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행사에 대한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프랑스는 물론 유럽 각지에서 50여곳의 벤처캐피털 등이 행사장을 찾아 의료기기, 교육, 정보통신기술(ICT) 등 분야에서 혁신기술을 보유한 우리 스타트업 35곳과 열띤 상담을 했다. 실제로 우리 스타트업이 만든 인공지능(AI) 기반의 스킨케어 제품이 즉석에서 수출 계약을 맺었고, 양해각서(MOU)를 통해 31만달러 규모의 수출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우리 스타트업들도 대부분 만족감을 표시했다. 어느 스타트업 대표는 “신생기업 입장에서 만나기 어려운 선진 시장의 투자자와 바이어를 한자리에서 만나 투자와 수출 상담을 동시에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추가 상담으로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행사에서는 유관기관들 간의 협업이 잘 이루어져 의미가 컸다. 창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는 창업진흥원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코트라가 서로의 장점을 활용해 협업하면 스타트업 국외 진출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또 국가별 창업지원기관들과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의 일환으로 코트라는 파리앤코(Paris & Co) 및 피아르이(PRE·Paris Region Enterprise) 등 창업지원기관들과 엠오유를 맺고 우리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스타트업들이 유럽 진출을 본격화하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기존의 러시아와 인도뿐만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곧 행사를 열어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들의 국외 진출을 지원할 것이다. 첫술에 배가 부를 수 없지만 꾸준히 도전하면 결실을 얻을 것이다. 좁은 내수와 여러 규제 탓에 국내에서 뜻을 펼치기 어려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고 일자리까지 만드는 두마리 토끼를 잡길 기대한다. 코트라가 다양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 우리 청년들이 꿈을 키워나가도록 앞장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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