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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18 18:15 수정 : 2018.06.18 19:33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지난해 오늘(19일) 국내 첫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건강한 에너지, 안전한 에너지, 깨끗한 에너지로 전환을 선언했다. 새로운 에너지정책의 패러다임을 여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과거 원전은 값싼 전력의 공급원으로 경제성장에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기에는 부족한 그릇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경주, 포항 등에서 발생한 지진은 원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새롭게 일깨웠다. 에너지원에 대한 경제적 셈법 또한 달라졌다. 환경, 안전, 사회 갈등과 같은 숨은 비용을 계산하게 된 것이다.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원전은 더 이상 값싼 에너지원이 아니다. 반면, 비용이 높아 엄두도 못 내던 재생에너지는 기술 발전과 시장 확대로 발전단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원전의 발전 비용보다 낮아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6년 독일과 미국의 태양광 모듈 가격은 2000년에 비해 1/7~1/8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결국 미래 에너지는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관련 제조, 건설 산업이 각광을 받게 된다. 친환경적인 재생에너지가 경제성까지 갖추면서 스마트시티, 전기차, 수소차 등 다양한 신산업에 활용될 것이다. 태양광이 직류로 발전되고 이 전원은 바로 전기차에 사용될 수 있어 브이투지(V2G: vehicle to grid) 구축에도 훨씬 유리하다.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해소하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공급 예측 및 중개거래 서비스 등 신비즈니스도 창출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에너지 전환으로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서 2022년까지 15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혁신성장의 보고이자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라는 의미다.

이렇게 변화된 시대정신과 사회적 가치, 경제적 셈법에 따라 세계 에너지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에너지의 중심이 태양광, 풍력 등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재생에너지로 옮겨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2016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2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2015년 세계 신규 발전설비 투자 중 68.6%가 재생에너지에 집중되었다. 반면, 원전에 대한 신규 투자는 5%에 그치고 있으며 이 또한 우리 신고리 5, 6호기 관련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우리 에너지 정책이 가야 할 길은 자명하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 않지만 ‘에너지 전환의 길’에 동참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1년간 에너지 전환을 충실히 추진하였다. 에너지 전환 로드맵, 8차 전력수급계획, 재생에너지 3020 등을 차례로 발표하며 에너지 전환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실행하였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적잖은 성과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노후 석탄발전소 3기가 폐쇄되었고, 지난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이사회는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고 신규 원전 건설도 백지화하기로 의결하였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도 순조롭다. 올해 1/4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의 2.5배에 이르는 1.2GW(기가와트)가 보급되었다. 이미 올해 목표의 70%를 달성한 것이다. 에너지 전환에 따른 부작용도 꼼꼼히 살피고 있다. 5월에는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확대에 따른 부작용 해소 대책을 마련하였고 원전 감축에 따른 보완 대책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여름철 국민들이 전력 걱정하지 않도록 수급 안정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지 못하면 결국 그 물결에 휩쓸리게 된다. 지난 1년간 노력으로 우리는 이제 에너지 전환에 동참하였다. 남은 과제는 에너지 전환의 길을 앞서가고 있는 독일 등 선진국의 시행착오를 차분하게 살펴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그간 수립한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에너지 전환을 통해 신성장동력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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