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사교육의 발생 원인은 대학들이 성적순으로 우수 학생을 골라서 뽑으려는 성적 지상주의의 입학제도에 있다. 이는 중등교육을 왜곡시켰으며, 현재의 학교 교육 과정으로는 막을 수 없다. 현장에서 22년간 수업을 맡았던 교사로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교원평가에 대하여 몇 가지 문제점을 말하고자 한다. 교육문제에서 언제나 교육 종사자가 아닌 사람들과 교육의 본질을 도외시한 교육기득권 세력 및 교육을 이용하려는 정치인 기업가, 관료들에 의하여 교육의 본질이 왜곡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본다. 이때마다 수구 보수언론은 이슈에 함몰되어 자기 독자층의 구미에 맞도록 신자유주의적 태도와 시장 논리를 접목하여 호도하며, 진보적 경향의 언론 역시 특정 독자층을 의식한 나머지 심층적이고 본질적인 접근을 방기하고 있다. 이 교원평가 문제는 내용 그 자체만 해도 현실적이고 이론적인 측면에서 문제점이 너무 많지만 논의를 짧게 하기 위하여 몇 가지 큰 틀에서 지적해 보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교원평가는 먼저 학교 교육력 향상을 평가하는 차원에서 학교평가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교사들의 교육적 행위가 교사들의 개인적인 역량과 주체적인 교육행위의 틀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 데에서 그렇다고 본다. 또한 학교평가는 학교별 교육과정의 자율적 운영과 수업에서 교사별 수준별 평가의 자율성이 보장된 상황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전제조건이 되어 있지 않은 현실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교원들의 수업평가는 국가가 학교교육을 입시이데올로기에 종속시켜 사고의 획일성과 학문의 자유로운 전달과 창의성을 말살하는 도구로서 작용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문제의 본질은 이 전제조건들이 현실적으로 모두 불가능하다는 데에 있다. 왜냐하면 이미 학교별 교육과정의 자율성은 보장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획일적인 입시위주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대학입시에 왜곡되어 운영되며 1등부터 꼴찌까지 소수점 단위의 상대평가를 해야만 하는 실정에서 교과 교육이 입시의 도구가 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입시 교과목이 아닌 교과는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외면을 받기도 한다. 또한 이미 사교육이 조장될 수밖에 없는 현행 입시구조에서는 이 교과교육마저 사교육시장의 특성화 전략을 따라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문제는 이 부분에서 학교교육의 부실로 인하여 사교육이 조장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본말이 전도된 주장을 하는 사람이 다수라는 점이다. 사교육의 발생 원인은 대학들이 성적순으로 우수 학생을 골라서 뽑으려는 성적 지상주의의 입학제도를 택하여 중등교육을 왜곡시키는 데에 있으며 현실적으로 학교 교육과정상에서는 이를 막을 수 없다고 본다. 좀 더 부연하면 현행과 같은 입시위주 교육만이 만능인 상황에서 오로지 일류대학을 많이 보내는 학교가 우수 학교이며 그 학교 교사들이 우수 교사로 취급되고 우수 집단이 신입생이 되면 그 학교의 어떠한 운영과 환경보다 우선하여 우수 학교가 되는 마당에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평가를 하겠다는 것인지?물론 학교마다 입시위주 교육을 교육목표로 잡지는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 발표되는 우수 학교의 사례들은 온통 외국어교육의 특성화 및 학생들의 실력향상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물론 일부는 인성이나 특별활동, 봉사활동 우수 학교라는 타이틀도 있지만 이들은 학부형들의 평가에서나 언론의 평가에서는 크게 부각될 수 없는 학교들만의, 교육청 장학지도상의 우수 학교일 뿐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입시이데올로기의 부작용을 무시한 채 이루어지는 수업평가는 교육의 본질적 의미에서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고 본다. 이미 이 수업평가 부분에서는 교사와 교육기관이 그나마 수긍해 오고 유지시켜 온 기존의 학교 내에서의 수업장학이나, 동료 교사 간에 연구수업과 세미나, 토론회 등을 통하여 해결해 나가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보며 국가는 교사들의 수업에 대하여 창의성과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질적 개선에 초점을 맞추어 환경을 구축하고 교육여건을 개선시키며, 교사 재교육이나 연수기관을 통한 평가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것으로 본다. 공통분모가 있지 않은가? 머리를 맞대고 이 왜곡된 입시교육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 학교 간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의 목표 아래 학교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어떤 인간을 길러내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의 목표인지 고민하고 또 깊은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본질적인 측면이 해결된 다음에 그에 합당한 교사상과 질적 제고를 위한 평가기제를 계발해야 할 것이다. 김창식/서울 혜성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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