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역사회 복지연구소장 포항 지진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났던 한 아주머니, 지진 발생 시점에 집 안에 있다가 놀라서 나오려고 했으나 출입문이 뒤틀려서 열리지 않아 공황 상태로 2시간 정도 갇혀 있다가 남편이 와서 열어주어 겨우 집을 빠져나왔다고 했다. 대피소에 있는 동안, 작은 여진이나 일상적인 건물의 작은 흔들림 혹은 주변의 쿵 하는 소리만 들어도 놀라서 밖으로 뛰어나가게 된다고 했다. 한밤중에는 담요를 뒤집어쓰고 나가게 되고 그래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다고 했다. 그녀가 살던 아파트의 옆 아파트로 가보았다. 외벽 여기저기에 균열이 가 있었지만 포항시의 진단 결과 거주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는데, 많은 주민들은 겁이 나서 들어가 살지 못한다고 했다. 물론 80~90대 노인들은 이러나저러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서 들어가서 생활하신다고 했다. 지진 발생 시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은 채 20분을 갇혀 있었다는 할머니, 엘리베이터 가동 중에 지진이 일어나서 죽지 않으려고 엘리베이터의 기둥 모서리를 사력을 다해 붙들고 있다 보니 몸살이 났다는 아주머니도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지진을 당했던 아이들이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서 일주일가량 집에서 데리고 있으면서 마음을 달래줘야 했다는 지인도 있다. 그 집 아이들은 밤마다 모든 가족이 죽는 꿈을 꾸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사람들을 포함해서 많은 포항시민들은 지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규모 2.0~3.0의 지진은 물론이고 일상적인 작은 진동에도 놀라기 일쑤다. 지열발전소는 규모 2.0~3.0의 지진은 쉽게 유발한다고 하는데, 포항시민들은 이 정도의 지진만 일어나도 불안감에 휩싸인다. 특히 여성, 노인, 어린이들은 더 심하다. 물적 피해는 제쳐두고서라도 정신적인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포항 지열발전소 가동을 앞으로 계속할 것인가. 규모 2.0~3.0의 지진은 큰 충격이 아니니 지열발전소 가동 시험을 계속해 보자고 얘기할 수 있는가. 지열발전소와 지진의 인과 관계 조사와 상관없이 포항 지열발전소는 영구 폐쇄하고 철거시켜야 한다. 그것이 포항시민에 대한 도리이다. 지진과의 관련성 논란이 일기 시작한 초기에, 지열발전소 운영업체는 그럴 가능성을 부정했으며, 시추와 시험을 위해서 물을 땅속에 주입할 때의 압력이 단순한 자극을 주는 정도였다고 했다. 그런데 사실을 알고 보니, ‘암반 파쇄’ 수준으로 티엔티(TNT)폭약으로 1000톤(t) 정도의 양이 터지는 파괴력 수준에 해당한다는 논리가 있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 교수가 주장한 대로 이번 지진을 충분히 유발할 수 있었다고 추정할 정도의 압력이다.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2009~2011년에 미국 오클라호마 유전지대에서 석유 시추작업의 영향으로 규모 4~5의 유발 지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학자들의 고견이 아니라 상식적인 추론으로도 지열발전소 때문에 규모가 높은 지진도 발생할 수 있음을 추론할 수는 있다. 가령, 지열발전소의 작업이 규모 2.0~3.0의 지진을 수차례 유발했다고 하자. 그러면 약한 지층은 쉽게 변형되고 자극을 받아서 큰 뒤틀림 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응력이 발생하면 규모 5.0 이상의 지진도 쉽게 일어나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이번 지진은 상대적으로 얕은 땅속에서 발생했으며, 이 지역의 지반은 상대적으로 무르다고 하지 않는가 말이다. 학자들의 이론체계는 완벽하지 않다. 여러 경험을 귀납, 연역해서 쌓은 가설의 집합체일 뿐이다. 땅속의 일, 자연계의 수많은 현상은 신의 영역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위협적인 자연재해를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지열발전소가 이번 지진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이전 정부와 지열발전소 운영업체, 관련 학자들은 2010년 이후 포항에 지열발전소를 설립하면서 지진유발 가능성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또한 지진 이후에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시험 작업 중이었던 올해 9월18일에 물 주입을 중단했는데, 그 이유는 지하 4.3㎞ 지점에서 파이프가 부러진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세밀한 조사를 해보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더 있을 것이다. 정부는 지열발전소와 지진의 상관관계를 조사해야 하고, 지열발전소가 왜, 어떤 과정을 거쳐 지어졌는지 검증해야 한다. 책임 지워야 할 일이 있으면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학자들에게 묻고 싶다. 지난 정부가 2010년에 지열발전소 설립을 추진할 때 이미 스위스나 미국에서 지진유발 사례가 보고되었음에도 왜 가만히 있었는지. 지열발전소는 주로 화산지대에 설치되며,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지역도 그다지 입지조건이 좋지 않다. 효율성 측면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도 않고 성공 가능성도 낮다는 것을 정말 모르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포항과 조건이 다소 다를지라도, 스위스 바젤에서 이미 지열발전소를 폐쇄했고 지진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올 7월부터 지하 빈 공간을 복원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이 지열발전소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저의가, 원자력발전의 위험성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얘기한다. 어이가 없다. 이번 지진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지열발전소가 미소 지진은 물론이고 규모 5.0대의 지진도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당장 폐쇄해야 한다. 포항시민들의 희생을 무릅쓰고 실험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지열발전소의 위험성은 그것대로,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성은 그것대로 공론화하고 대응하면 될 일이다.
왜냐면 |
[왜냐면] 포항 지열발전소가 심각한 트라우마다 / 양만재 |
양만재
포항 지역사회 복지연구소장 포항 지진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났던 한 아주머니, 지진 발생 시점에 집 안에 있다가 놀라서 나오려고 했으나 출입문이 뒤틀려서 열리지 않아 공황 상태로 2시간 정도 갇혀 있다가 남편이 와서 열어주어 겨우 집을 빠져나왔다고 했다. 대피소에 있는 동안, 작은 여진이나 일상적인 건물의 작은 흔들림 혹은 주변의 쿵 하는 소리만 들어도 놀라서 밖으로 뛰어나가게 된다고 했다. 한밤중에는 담요를 뒤집어쓰고 나가게 되고 그래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다고 했다. 그녀가 살던 아파트의 옆 아파트로 가보았다. 외벽 여기저기에 균열이 가 있었지만 포항시의 진단 결과 거주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는데, 많은 주민들은 겁이 나서 들어가 살지 못한다고 했다. 물론 80~90대 노인들은 이러나저러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서 들어가서 생활하신다고 했다. 지진 발생 시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은 채 20분을 갇혀 있었다는 할머니, 엘리베이터 가동 중에 지진이 일어나서 죽지 않으려고 엘리베이터의 기둥 모서리를 사력을 다해 붙들고 있다 보니 몸살이 났다는 아주머니도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지진을 당했던 아이들이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서 일주일가량 집에서 데리고 있으면서 마음을 달래줘야 했다는 지인도 있다. 그 집 아이들은 밤마다 모든 가족이 죽는 꿈을 꾸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사람들을 포함해서 많은 포항시민들은 지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규모 2.0~3.0의 지진은 물론이고 일상적인 작은 진동에도 놀라기 일쑤다. 지열발전소는 규모 2.0~3.0의 지진은 쉽게 유발한다고 하는데, 포항시민들은 이 정도의 지진만 일어나도 불안감에 휩싸인다. 특히 여성, 노인, 어린이들은 더 심하다. 물적 피해는 제쳐두고서라도 정신적인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포항 지열발전소 가동을 앞으로 계속할 것인가. 규모 2.0~3.0의 지진은 큰 충격이 아니니 지열발전소 가동 시험을 계속해 보자고 얘기할 수 있는가. 지열발전소와 지진의 인과 관계 조사와 상관없이 포항 지열발전소는 영구 폐쇄하고 철거시켜야 한다. 그것이 포항시민에 대한 도리이다. 지진과의 관련성 논란이 일기 시작한 초기에, 지열발전소 운영업체는 그럴 가능성을 부정했으며, 시추와 시험을 위해서 물을 땅속에 주입할 때의 압력이 단순한 자극을 주는 정도였다고 했다. 그런데 사실을 알고 보니, ‘암반 파쇄’ 수준으로 티엔티(TNT)폭약으로 1000톤(t) 정도의 양이 터지는 파괴력 수준에 해당한다는 논리가 있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 교수가 주장한 대로 이번 지진을 충분히 유발할 수 있었다고 추정할 정도의 압력이다.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2009~2011년에 미국 오클라호마 유전지대에서 석유 시추작업의 영향으로 규모 4~5의 유발 지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학자들의 고견이 아니라 상식적인 추론으로도 지열발전소 때문에 규모가 높은 지진도 발생할 수 있음을 추론할 수는 있다. 가령, 지열발전소의 작업이 규모 2.0~3.0의 지진을 수차례 유발했다고 하자. 그러면 약한 지층은 쉽게 변형되고 자극을 받아서 큰 뒤틀림 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응력이 발생하면 규모 5.0 이상의 지진도 쉽게 일어나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이번 지진은 상대적으로 얕은 땅속에서 발생했으며, 이 지역의 지반은 상대적으로 무르다고 하지 않는가 말이다. 학자들의 이론체계는 완벽하지 않다. 여러 경험을 귀납, 연역해서 쌓은 가설의 집합체일 뿐이다. 땅속의 일, 자연계의 수많은 현상은 신의 영역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위협적인 자연재해를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지열발전소가 이번 지진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이전 정부와 지열발전소 운영업체, 관련 학자들은 2010년 이후 포항에 지열발전소를 설립하면서 지진유발 가능성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또한 지진 이후에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시험 작업 중이었던 올해 9월18일에 물 주입을 중단했는데, 그 이유는 지하 4.3㎞ 지점에서 파이프가 부러진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세밀한 조사를 해보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더 있을 것이다. 정부는 지열발전소와 지진의 상관관계를 조사해야 하고, 지열발전소가 왜, 어떤 과정을 거쳐 지어졌는지 검증해야 한다. 책임 지워야 할 일이 있으면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학자들에게 묻고 싶다. 지난 정부가 2010년에 지열발전소 설립을 추진할 때 이미 스위스나 미국에서 지진유발 사례가 보고되었음에도 왜 가만히 있었는지. 지열발전소는 주로 화산지대에 설치되며,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지역도 그다지 입지조건이 좋지 않다. 효율성 측면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도 않고 성공 가능성도 낮다는 것을 정말 모르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포항과 조건이 다소 다를지라도, 스위스 바젤에서 이미 지열발전소를 폐쇄했고 지진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올 7월부터 지하 빈 공간을 복원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이 지열발전소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저의가, 원자력발전의 위험성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얘기한다. 어이가 없다. 이번 지진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지열발전소가 미소 지진은 물론이고 규모 5.0대의 지진도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당장 폐쇄해야 한다. 포항시민들의 희생을 무릅쓰고 실험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지열발전소의 위험성은 그것대로,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성은 그것대로 공론화하고 대응하면 될 일이다.
포항 지역사회 복지연구소장 포항 지진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났던 한 아주머니, 지진 발생 시점에 집 안에 있다가 놀라서 나오려고 했으나 출입문이 뒤틀려서 열리지 않아 공황 상태로 2시간 정도 갇혀 있다가 남편이 와서 열어주어 겨우 집을 빠져나왔다고 했다. 대피소에 있는 동안, 작은 여진이나 일상적인 건물의 작은 흔들림 혹은 주변의 쿵 하는 소리만 들어도 놀라서 밖으로 뛰어나가게 된다고 했다. 한밤중에는 담요를 뒤집어쓰고 나가게 되고 그래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다고 했다. 그녀가 살던 아파트의 옆 아파트로 가보았다. 외벽 여기저기에 균열이 가 있었지만 포항시의 진단 결과 거주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는데, 많은 주민들은 겁이 나서 들어가 살지 못한다고 했다. 물론 80~90대 노인들은 이러나저러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서 들어가서 생활하신다고 했다. 지진 발생 시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은 채 20분을 갇혀 있었다는 할머니, 엘리베이터 가동 중에 지진이 일어나서 죽지 않으려고 엘리베이터의 기둥 모서리를 사력을 다해 붙들고 있다 보니 몸살이 났다는 아주머니도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지진을 당했던 아이들이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서 일주일가량 집에서 데리고 있으면서 마음을 달래줘야 했다는 지인도 있다. 그 집 아이들은 밤마다 모든 가족이 죽는 꿈을 꾸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사람들을 포함해서 많은 포항시민들은 지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규모 2.0~3.0의 지진은 물론이고 일상적인 작은 진동에도 놀라기 일쑤다. 지열발전소는 규모 2.0~3.0의 지진은 쉽게 유발한다고 하는데, 포항시민들은 이 정도의 지진만 일어나도 불안감에 휩싸인다. 특히 여성, 노인, 어린이들은 더 심하다. 물적 피해는 제쳐두고서라도 정신적인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포항 지열발전소 가동을 앞으로 계속할 것인가. 규모 2.0~3.0의 지진은 큰 충격이 아니니 지열발전소 가동 시험을 계속해 보자고 얘기할 수 있는가. 지열발전소와 지진의 인과 관계 조사와 상관없이 포항 지열발전소는 영구 폐쇄하고 철거시켜야 한다. 그것이 포항시민에 대한 도리이다. 지진과의 관련성 논란이 일기 시작한 초기에, 지열발전소 운영업체는 그럴 가능성을 부정했으며, 시추와 시험을 위해서 물을 땅속에 주입할 때의 압력이 단순한 자극을 주는 정도였다고 했다. 그런데 사실을 알고 보니, ‘암반 파쇄’ 수준으로 티엔티(TNT)폭약으로 1000톤(t) 정도의 양이 터지는 파괴력 수준에 해당한다는 논리가 있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 교수가 주장한 대로 이번 지진을 충분히 유발할 수 있었다고 추정할 정도의 압력이다.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2009~2011년에 미국 오클라호마 유전지대에서 석유 시추작업의 영향으로 규모 4~5의 유발 지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학자들의 고견이 아니라 상식적인 추론으로도 지열발전소 때문에 규모가 높은 지진도 발생할 수 있음을 추론할 수는 있다. 가령, 지열발전소의 작업이 규모 2.0~3.0의 지진을 수차례 유발했다고 하자. 그러면 약한 지층은 쉽게 변형되고 자극을 받아서 큰 뒤틀림 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응력이 발생하면 규모 5.0 이상의 지진도 쉽게 일어나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이번 지진은 상대적으로 얕은 땅속에서 발생했으며, 이 지역의 지반은 상대적으로 무르다고 하지 않는가 말이다. 학자들의 이론체계는 완벽하지 않다. 여러 경험을 귀납, 연역해서 쌓은 가설의 집합체일 뿐이다. 땅속의 일, 자연계의 수많은 현상은 신의 영역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위협적인 자연재해를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지열발전소가 이번 지진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이전 정부와 지열발전소 운영업체, 관련 학자들은 2010년 이후 포항에 지열발전소를 설립하면서 지진유발 가능성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또한 지진 이후에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시험 작업 중이었던 올해 9월18일에 물 주입을 중단했는데, 그 이유는 지하 4.3㎞ 지점에서 파이프가 부러진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세밀한 조사를 해보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더 있을 것이다. 정부는 지열발전소와 지진의 상관관계를 조사해야 하고, 지열발전소가 왜, 어떤 과정을 거쳐 지어졌는지 검증해야 한다. 책임 지워야 할 일이 있으면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학자들에게 묻고 싶다. 지난 정부가 2010년에 지열발전소 설립을 추진할 때 이미 스위스나 미국에서 지진유발 사례가 보고되었음에도 왜 가만히 있었는지. 지열발전소는 주로 화산지대에 설치되며,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지역도 그다지 입지조건이 좋지 않다. 효율성 측면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도 않고 성공 가능성도 낮다는 것을 정말 모르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포항과 조건이 다소 다를지라도, 스위스 바젤에서 이미 지열발전소를 폐쇄했고 지진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올 7월부터 지하 빈 공간을 복원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이 지열발전소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저의가, 원자력발전의 위험성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얘기한다. 어이가 없다. 이번 지진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지열발전소가 미소 지진은 물론이고 규모 5.0대의 지진도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당장 폐쇄해야 한다. 포항시민들의 희생을 무릅쓰고 실험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지열발전소의 위험성은 그것대로,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성은 그것대로 공론화하고 대응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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