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장 경기도 시흥시 장곡동 일원에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갯골이 있다. 갯골은 갯벌 사이로 파인 물길을 뜻하는데, 시흥갯골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큰 뱀 한 마리가 기어가는 듯한 모습이다. 경기도 유일의 내만형 갯골이자 사행성 갯벌이다. 예전에는 이 물길을 따라 어부들의 배가 드나들었고, 주변에서는 소금을 생산했다고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갯골의 가치에 주목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단지 폐염전과 낡은 소금창고가 있는 습지 정도로만 여겨질 뿐이었다. 시흥시는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도모하기 위해 옛 염전을 포함한 갯골 일대에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시흥갯골에서는 매년 이 천혜의 자연을 만끽하기 위한 ‘시흥갯골축제’가 열린다. 지난 9월24일 열린 열두 번째 축제에는 무려 14만여명이 다녀갔다. 이 축제의 가장 큰 매력은 누가 뭐래도 갯골이 품은 자연 그 자체일 것이다. 황금빛 모새달과 붉은 칠면초 군락의 장관, 앙증맞은 농게와 참방게의 숨바꼭질, 소금기 머금은 식물들의 고상한 자태, 풀냄새 가득한 벌판을 보고 있자면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에 숨이 멎을 지경이다. 1936년에 조성된 소래염전에 바닷물을 대어 주던 시흥갯골은 현재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터전이 되고 있다. 칠면조처럼 색이 변한다 해서 이름 붙여진 ‘칠면초’, 갈대와 비슷하지만 희귀식물인 ‘모새달’ 등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염생식물의 생존기를 들여다볼 수 있다. 커다란 집게발로 갯벌에 최대 80㎝까지 구멍을 뚫고 사는 ‘농게’, 멸종위기 2급인 맹꽁이가 가장 많이 사는 곳 역시 시흥갯골이다. 특히 새들에게는 최고의 서식지로 약 66종의 조류가 사는데, 귀한 천연기념물이 많다. ‘저어새’는 세계적으로도 3000여마리밖에 남지 않았고, 긴 부리가 인상적인 알락꼬리마도요는 매년 가을마다 찾아오는 보기 드문 나그네이다. 이렇듯 갯골 습지는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기능이 있다. 습지가 머금은 풍부한 영양분이 다양한 고유종의 성장을 돕기 때문이다. 갯골의 생물은 습지의 수질을 정화하며 선순환을 일으킨다. 갯골 습지는 대기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며 전세계 골칫거리가 된 미세먼지 역시 습지를 통해 줄일 수 있다. 남아메리카 서북부에 있는 에콰도르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자연에 권리를 부여하는 ‘자연권’ 헌법을 제정했다. 인간에게 생존권이 있는 것처럼, 자연의 모든 생물에게도 ‘지속해서 존재하고 재생하며 진화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또한 국가는 생태계 파괴를 제한하고 환경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다. 만약 정부가 자연의 권리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국민이 자연권 시행을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생태계 모든 생물에 대한 존중과 권리 보호를 위해 우리가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함을 천명한 것이다. 시흥갯골을 비롯한 우리의 ‘자연’에도 ‘권리’가 주어지길 희망한다.
왜냐면 |
[왜냐면] 자연에도 생존의 권리를! / 김윤식 |
김윤식
시흥시장 경기도 시흥시 장곡동 일원에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갯골이 있다. 갯골은 갯벌 사이로 파인 물길을 뜻하는데, 시흥갯골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큰 뱀 한 마리가 기어가는 듯한 모습이다. 경기도 유일의 내만형 갯골이자 사행성 갯벌이다. 예전에는 이 물길을 따라 어부들의 배가 드나들었고, 주변에서는 소금을 생산했다고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갯골의 가치에 주목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단지 폐염전과 낡은 소금창고가 있는 습지 정도로만 여겨질 뿐이었다. 시흥시는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도모하기 위해 옛 염전을 포함한 갯골 일대에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시흥갯골에서는 매년 이 천혜의 자연을 만끽하기 위한 ‘시흥갯골축제’가 열린다. 지난 9월24일 열린 열두 번째 축제에는 무려 14만여명이 다녀갔다. 이 축제의 가장 큰 매력은 누가 뭐래도 갯골이 품은 자연 그 자체일 것이다. 황금빛 모새달과 붉은 칠면초 군락의 장관, 앙증맞은 농게와 참방게의 숨바꼭질, 소금기 머금은 식물들의 고상한 자태, 풀냄새 가득한 벌판을 보고 있자면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에 숨이 멎을 지경이다. 1936년에 조성된 소래염전에 바닷물을 대어 주던 시흥갯골은 현재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터전이 되고 있다. 칠면조처럼 색이 변한다 해서 이름 붙여진 ‘칠면초’, 갈대와 비슷하지만 희귀식물인 ‘모새달’ 등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염생식물의 생존기를 들여다볼 수 있다. 커다란 집게발로 갯벌에 최대 80㎝까지 구멍을 뚫고 사는 ‘농게’, 멸종위기 2급인 맹꽁이가 가장 많이 사는 곳 역시 시흥갯골이다. 특히 새들에게는 최고의 서식지로 약 66종의 조류가 사는데, 귀한 천연기념물이 많다. ‘저어새’는 세계적으로도 3000여마리밖에 남지 않았고, 긴 부리가 인상적인 알락꼬리마도요는 매년 가을마다 찾아오는 보기 드문 나그네이다. 이렇듯 갯골 습지는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기능이 있다. 습지가 머금은 풍부한 영양분이 다양한 고유종의 성장을 돕기 때문이다. 갯골의 생물은 습지의 수질을 정화하며 선순환을 일으킨다. 갯골 습지는 대기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며 전세계 골칫거리가 된 미세먼지 역시 습지를 통해 줄일 수 있다. 남아메리카 서북부에 있는 에콰도르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자연에 권리를 부여하는 ‘자연권’ 헌법을 제정했다. 인간에게 생존권이 있는 것처럼, 자연의 모든 생물에게도 ‘지속해서 존재하고 재생하며 진화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또한 국가는 생태계 파괴를 제한하고 환경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다. 만약 정부가 자연의 권리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국민이 자연권 시행을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생태계 모든 생물에 대한 존중과 권리 보호를 위해 우리가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함을 천명한 것이다. 시흥갯골을 비롯한 우리의 ‘자연’에도 ‘권리’가 주어지길 희망한다.
시흥시장 경기도 시흥시 장곡동 일원에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갯골이 있다. 갯골은 갯벌 사이로 파인 물길을 뜻하는데, 시흥갯골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큰 뱀 한 마리가 기어가는 듯한 모습이다. 경기도 유일의 내만형 갯골이자 사행성 갯벌이다. 예전에는 이 물길을 따라 어부들의 배가 드나들었고, 주변에서는 소금을 생산했다고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갯골의 가치에 주목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단지 폐염전과 낡은 소금창고가 있는 습지 정도로만 여겨질 뿐이었다. 시흥시는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도모하기 위해 옛 염전을 포함한 갯골 일대에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시흥갯골에서는 매년 이 천혜의 자연을 만끽하기 위한 ‘시흥갯골축제’가 열린다. 지난 9월24일 열린 열두 번째 축제에는 무려 14만여명이 다녀갔다. 이 축제의 가장 큰 매력은 누가 뭐래도 갯골이 품은 자연 그 자체일 것이다. 황금빛 모새달과 붉은 칠면초 군락의 장관, 앙증맞은 농게와 참방게의 숨바꼭질, 소금기 머금은 식물들의 고상한 자태, 풀냄새 가득한 벌판을 보고 있자면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에 숨이 멎을 지경이다. 1936년에 조성된 소래염전에 바닷물을 대어 주던 시흥갯골은 현재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터전이 되고 있다. 칠면조처럼 색이 변한다 해서 이름 붙여진 ‘칠면초’, 갈대와 비슷하지만 희귀식물인 ‘모새달’ 등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염생식물의 생존기를 들여다볼 수 있다. 커다란 집게발로 갯벌에 최대 80㎝까지 구멍을 뚫고 사는 ‘농게’, 멸종위기 2급인 맹꽁이가 가장 많이 사는 곳 역시 시흥갯골이다. 특히 새들에게는 최고의 서식지로 약 66종의 조류가 사는데, 귀한 천연기념물이 많다. ‘저어새’는 세계적으로도 3000여마리밖에 남지 않았고, 긴 부리가 인상적인 알락꼬리마도요는 매년 가을마다 찾아오는 보기 드문 나그네이다. 이렇듯 갯골 습지는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기능이 있다. 습지가 머금은 풍부한 영양분이 다양한 고유종의 성장을 돕기 때문이다. 갯골의 생물은 습지의 수질을 정화하며 선순환을 일으킨다. 갯골 습지는 대기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며 전세계 골칫거리가 된 미세먼지 역시 습지를 통해 줄일 수 있다. 남아메리카 서북부에 있는 에콰도르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자연에 권리를 부여하는 ‘자연권’ 헌법을 제정했다. 인간에게 생존권이 있는 것처럼, 자연의 모든 생물에게도 ‘지속해서 존재하고 재생하며 진화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또한 국가는 생태계 파괴를 제한하고 환경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다. 만약 정부가 자연의 권리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국민이 자연권 시행을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생태계 모든 생물에 대한 존중과 권리 보호를 위해 우리가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함을 천명한 것이다. 시흥갯골을 비롯한 우리의 ‘자연’에도 ‘권리’가 주어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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