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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7 18:31 수정 : 2005.11.17 18:38

왜냐면

교사의 평가는 이원화하여 교과목에 대한 평가는 장학사가, 학교 내의 업무일반에 대한 평가는 교장이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년 초 교육계에서는 교장과 교사 및 학부모 대표들이 연루된 성적조작 사건으로 떠들썩하였다. 학교의 급식불량으로 인한 식중독 사건이 계속 발생하였다. 학교의 수업시간은 자는 학생, 이야기하는 학생, 돌아다니기까지 하는 학생으로 산만하기 이를 데 없다.

교육부는 요즈음 교사평가 제도의 개선을 제시하였으나 교사단체, 학부모 단체 및 시민단체와의 협상이 결렬되고 교육부와 전교조가 서로 실력행사를 한다고 한다. 교사평가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다른 문제들을 언급하는 것은 이 모든 사항들이 한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문제 대처방식의 특징의 하나는 기존 제도를 쇄신하고 완성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어정쩡한 옥상옥을 만들어 놓으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의 교육체제의 교사평가 제도는 교장의 근무평정과 장학사의 평가가 있다. 우리는 이것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완성해 보려는 시도는 한번도 해 보지 않은 채 교사 상호간의 평가와 학생들에 의한 설문조사라는 평가를 도입하려고 한다. 교사 상호평가제는 이해 당사자들끼리의 상호 평가로서 근본적으로 자기평가가 되어 성공할 수 없다.

학부모 및 시민단체들은 ‘교사들은 두려워 말고 열린 마음으로’ 교사 상호평가제를 받아들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두려워’ 해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것은 교육을 위한 옳은 길이 아니며, 나아가 옳은 길을 은폐시킨다. 평가하며 동시에 평가된다는 것이 공정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직 평가됨에 의해서 평가가 이루어짐으로써 그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또한 한 학교의 같은 과목의 교사들은 같은 주제를 놓고 고민하는 하나의 모둠과 같은 기능을 가져야 하는데, 서바이벌 게임과 같은 상호평가는 이와 부합하지 못한다. 학생들에 의한 설문지 평가 역시 오늘날과 같은 학습 분위기와 학부모의 자세로는 문제가 있으며, 거기서 새로운 교육적인 어떤 것도 기대할 수가 없다. 교사 상호평가든 학생들의 평가든 결국은 현재의 교장에 의한 평가와 질적으로 결코 다를 수가 없다.


교육부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오히려 올바른 길로 조금씩이지만 확고하게 나아감을 보여야 하며 미래를 약속해야 한다. 교육부는 현재의 교육 체제 내의 각자가 자기의 자리에서 자신을 완성시킴으로써 교육을 혁신할 수 있는 길을 준비해야 한다. 우선 교사의 평가는 이원화하여 교과목에 대한 평가는 장학사가, 학교 내의 업무일반에 대한 평가는 교장이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교과목에 대한 장학사의 평가에 중점을 두어서 교육혁신의 새로운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 장학사의 주업무는 담당교사들의 수업 질 향상이 되어야 한다. 장학사는 개개 교사의 수업을 여러 번 참관하고 학문적인 관점에서 해당 교사와 심도 있는 토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장학사는 교사의 수업 수준이 낮으면 지적을 하고 수업 내용에 대해서도 비판하며 새로운 내용과 수업방식을 소개할 수도 있다. 당연히 교사도 자신의 수업과 교수법을 변호할 수가 있다.

교장의 평가 역시 엄정하고 공정한 것이 되도록 개혁과 감독이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만 높은 수준으로 지켜지고 신뢰를 받아도 수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가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평가 참여에 대해서 필자는 회의적이다. 학부모들은 그 대신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를 새로이 완성함으로써 교육에 기여해야 한다.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산만하기 이를 데 없는 우리의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질서의식과 책임감을 가지게 하지 않고는 수업의 질적 향상은 어렵다. 예를 들어 낙제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교육부는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

박건용/동의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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