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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7.03 18:58 수정 : 2017.07.03 19:04

이건복
좋은돌봄 실천단 요양보호사 대표

장기요양보험제도는 전면 개편되어야 한다. 제도 도입 시 빠른 양적 확대를 위해 개인들도 쉽게 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요양서비스를 ‘시장화’하였고, 영세하고 관리되지 않는 장기요양기관이 우후죽순으로 난립하였다. 제도 도입 10년 이래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보호사의 저임금과 고용불안, 양질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보도되어 왔다.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증 소지자는 133만명, 실제 일하는 요양보호사는 30만명이다. 2015년 기준 시설요양보호사 평균 115만원, 방문요양보호사 평균 65만원으로 낮은 임금은 계속되어 왔다. 한 기관에서 근무할 수 없도록 설계된 제도의 문제로 방문요양보호사는 이용자 시설입소, 교체 요구, 문자 통지만으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 중노동으로 근골격계 질환에 골병들고 성희롱이 발생하고 감정노동의 소진으로 우울증에 걸려도 현재는 이를 해결할 수가 없다. 올해 방문요양 시간이 4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면서 더욱 현 제도로는 어르신 맞춤형 돌봄이 어렵다. 그래서 치매 독거 어르신은 3시간 동안 한 끼의 식사와 약만 제공받고 21시간 동안 혼자 방치되어 있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 요양보호사는 사고가 없기를 바라며 발만 동동 구른다.

장기요양제도는 국민들이 낸 장기요양보험료로 운영되는 사회보험, 즉 공적인 제도이다. 장기요양제도가 설계될 때 요양기관은 처음부터 공공기관으로 했어야 했다. 시설과 주간보호와 방문요양까지 월급제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현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시급으로 설계한 방문요양은 10년이 되는 지금까지 이용자와 요양보호사의 희생을 강요했다.

이에 새 정부 들어서면서 발표된 공공사회서비스 질 개선을 위한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국가가 직접 운영하는 국공립 사회서비스 시설에서 방문요양보호사 월급제 직접고용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민들은 내 부모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어르신 돌봄을 원한다. 요양보호사들은 더 이상 다치거나 쉽게 해고되지 않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한다. 당연하게도 어르신들의 인권이 존중되는 좋은 돌봄은 요양보호사의 권리가 보장되는 좋은 일자리에서 출발한다. 환자를 돌보는 병원에서 의료진을 시간급으로 고용하지 않듯, 어르신 돌봄을 하는 ‘요양보호사도 월급제로! 안정적인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

문제가 있는 현장에 답이 있다. 정부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잘못 설계된 지난 10년의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전면 개혁하여 어르신에게 좋은 돌봄을, 요양보호사에게 좋은 일자리가 가능하기를 30만 요양보호사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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