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불 작가 촛불혁명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지내는 기우제 같은 것이었다. 될 때까지 한다. 그러니 실패는 없다. 최순실에서 이재용, 박근혜까지. 차례로 한 사람씩 감옥에 보낼 때, 켜진 촛불의 수만큼 구호가 현실이 되는 법칙은 명중했다. 사람들은 광장에 주문을 한 보따리 가져와 부려놓았다. 노래, 구호, 피켓, 연설, 서명으로. 마침내 탄핵을 완결 짓고, 새 대통령에게 못다 이룬 주문의 목록이 넘겨졌다. 광장의 민주주의가 대리인을 통해 이뤄지는 제도권 민주주의로 넘겨진 지 한 달 남짓. 승리의 환희와 감동, 평화로운 공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새 대통령은 기쁨을 안겼다. 한마디 말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폐기하고, 세월호에서 희생당한 두 기간제 교사의 순직을 인정했다. 5·18 기념식에서 희생자들의 아픔을 진심으로 어루만졌다. 그러나 한반도 남쪽이 감동의 눈물로 뒤덮이는 동안, 그 환희의 물결에 동참하기를 유보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박 정권에 일 년 먼저 저항한 죄로 감옥에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공문 한장으로 법외노조가 된 전교조…. 민주정부 시절에도 노동계는 정부와 둥근 관계를 맺진 못했다. 이제 고작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기다리라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약속이던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 해결에 관해, 유독 보수진영이 배수진을 칠 최후의 보루인 듯 날카롭게 대립하며 나오고 있다. 2013년,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법외노조가 된다. 불의한 권력을 향해 싸우다 해고된 교사 9명을 노조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프랑스에서 9년째 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부모로서, 숱하게 교사들의 파업을 겪었다. 정부가 교원 수를 줄이거나, 학교 지원을 축소할 때, 그들은 파업으로 응수했다. 그때마다, 아이 교사가 파업에 동참하는지 확인하고, 안도하곤 했다. 정의를 위해 함께 싸울 줄 아는 교사 밑에서 아이가 배우고 자라길 바라기 때문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선다 해도 연대하는 시민들의 힘이 살아 있는 한, 사회는 대원칙을 거스르지 않는다. 오늘 아침에도 잔인하고 수치스런 체벌에 노출된 고교생들, 일주일 사이로 한 반의 두 소녀가 차례로 아파트에서 몸을 날렸단 소식을 듣는다. “굴종의 삶을 떨쳐, 반교육의 벽 부수고, 침묵의 교단을 딛고서 참교육 외치니”로 시작되는 전교조 노래를 떠올릴 때마다 숱한 해직을 감수해 가며 세운 전교조가 민주 사회를 지키는 소중한 보루라는 생각을 한다. 헌법재판소는 법외노조 통보 적법성 여부에 대해 “행정당국의 재량적 판단”이라며 정부에 공을 넘겼다. 행정명령으로 이뤄진 결정은 이를 철회하는 행정명령으로 제자리에 놓일 수 있다. 굴종하지 않고, 연대하며 서로를 보듬는 것을 가르칠 교사. 그들이 설 자리를 단단히 만드는 일을 하루라도 유보할 이유를 알지 못한다. 아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왜냐면 |
[왜냐면] 아니요, 유보될 수 없습니다 / 목수정 |
목수정
재불 작가 촛불혁명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지내는 기우제 같은 것이었다. 될 때까지 한다. 그러니 실패는 없다. 최순실에서 이재용, 박근혜까지. 차례로 한 사람씩 감옥에 보낼 때, 켜진 촛불의 수만큼 구호가 현실이 되는 법칙은 명중했다. 사람들은 광장에 주문을 한 보따리 가져와 부려놓았다. 노래, 구호, 피켓, 연설, 서명으로. 마침내 탄핵을 완결 짓고, 새 대통령에게 못다 이룬 주문의 목록이 넘겨졌다. 광장의 민주주의가 대리인을 통해 이뤄지는 제도권 민주주의로 넘겨진 지 한 달 남짓. 승리의 환희와 감동, 평화로운 공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새 대통령은 기쁨을 안겼다. 한마디 말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폐기하고, 세월호에서 희생당한 두 기간제 교사의 순직을 인정했다. 5·18 기념식에서 희생자들의 아픔을 진심으로 어루만졌다. 그러나 한반도 남쪽이 감동의 눈물로 뒤덮이는 동안, 그 환희의 물결에 동참하기를 유보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박 정권에 일 년 먼저 저항한 죄로 감옥에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공문 한장으로 법외노조가 된 전교조…. 민주정부 시절에도 노동계는 정부와 둥근 관계를 맺진 못했다. 이제 고작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기다리라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약속이던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 해결에 관해, 유독 보수진영이 배수진을 칠 최후의 보루인 듯 날카롭게 대립하며 나오고 있다. 2013년,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법외노조가 된다. 불의한 권력을 향해 싸우다 해고된 교사 9명을 노조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프랑스에서 9년째 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부모로서, 숱하게 교사들의 파업을 겪었다. 정부가 교원 수를 줄이거나, 학교 지원을 축소할 때, 그들은 파업으로 응수했다. 그때마다, 아이 교사가 파업에 동참하는지 확인하고, 안도하곤 했다. 정의를 위해 함께 싸울 줄 아는 교사 밑에서 아이가 배우고 자라길 바라기 때문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선다 해도 연대하는 시민들의 힘이 살아 있는 한, 사회는 대원칙을 거스르지 않는다. 오늘 아침에도 잔인하고 수치스런 체벌에 노출된 고교생들, 일주일 사이로 한 반의 두 소녀가 차례로 아파트에서 몸을 날렸단 소식을 듣는다. “굴종의 삶을 떨쳐, 반교육의 벽 부수고, 침묵의 교단을 딛고서 참교육 외치니”로 시작되는 전교조 노래를 떠올릴 때마다 숱한 해직을 감수해 가며 세운 전교조가 민주 사회를 지키는 소중한 보루라는 생각을 한다. 헌법재판소는 법외노조 통보 적법성 여부에 대해 “행정당국의 재량적 판단”이라며 정부에 공을 넘겼다. 행정명령으로 이뤄진 결정은 이를 철회하는 행정명령으로 제자리에 놓일 수 있다. 굴종하지 않고, 연대하며 서로를 보듬는 것을 가르칠 교사. 그들이 설 자리를 단단히 만드는 일을 하루라도 유보할 이유를 알지 못한다. 아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재불 작가 촛불혁명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지내는 기우제 같은 것이었다. 될 때까지 한다. 그러니 실패는 없다. 최순실에서 이재용, 박근혜까지. 차례로 한 사람씩 감옥에 보낼 때, 켜진 촛불의 수만큼 구호가 현실이 되는 법칙은 명중했다. 사람들은 광장에 주문을 한 보따리 가져와 부려놓았다. 노래, 구호, 피켓, 연설, 서명으로. 마침내 탄핵을 완결 짓고, 새 대통령에게 못다 이룬 주문의 목록이 넘겨졌다. 광장의 민주주의가 대리인을 통해 이뤄지는 제도권 민주주의로 넘겨진 지 한 달 남짓. 승리의 환희와 감동, 평화로운 공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새 대통령은 기쁨을 안겼다. 한마디 말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폐기하고, 세월호에서 희생당한 두 기간제 교사의 순직을 인정했다. 5·18 기념식에서 희생자들의 아픔을 진심으로 어루만졌다. 그러나 한반도 남쪽이 감동의 눈물로 뒤덮이는 동안, 그 환희의 물결에 동참하기를 유보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박 정권에 일 년 먼저 저항한 죄로 감옥에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공문 한장으로 법외노조가 된 전교조…. 민주정부 시절에도 노동계는 정부와 둥근 관계를 맺진 못했다. 이제 고작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기다리라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약속이던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 해결에 관해, 유독 보수진영이 배수진을 칠 최후의 보루인 듯 날카롭게 대립하며 나오고 있다. 2013년,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법외노조가 된다. 불의한 권력을 향해 싸우다 해고된 교사 9명을 노조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프랑스에서 9년째 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부모로서, 숱하게 교사들의 파업을 겪었다. 정부가 교원 수를 줄이거나, 학교 지원을 축소할 때, 그들은 파업으로 응수했다. 그때마다, 아이 교사가 파업에 동참하는지 확인하고, 안도하곤 했다. 정의를 위해 함께 싸울 줄 아는 교사 밑에서 아이가 배우고 자라길 바라기 때문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선다 해도 연대하는 시민들의 힘이 살아 있는 한, 사회는 대원칙을 거스르지 않는다. 오늘 아침에도 잔인하고 수치스런 체벌에 노출된 고교생들, 일주일 사이로 한 반의 두 소녀가 차례로 아파트에서 몸을 날렸단 소식을 듣는다. “굴종의 삶을 떨쳐, 반교육의 벽 부수고, 침묵의 교단을 딛고서 참교육 외치니”로 시작되는 전교조 노래를 떠올릴 때마다 숱한 해직을 감수해 가며 세운 전교조가 민주 사회를 지키는 소중한 보루라는 생각을 한다. 헌법재판소는 법외노조 통보 적법성 여부에 대해 “행정당국의 재량적 판단”이라며 정부에 공을 넘겼다. 행정명령으로 이뤄진 결정은 이를 철회하는 행정명령으로 제자리에 놓일 수 있다. 굴종하지 않고, 연대하며 서로를 보듬는 것을 가르칠 교사. 그들이 설 자리를 단단히 만드는 일을 하루라도 유보할 이유를 알지 못한다. 아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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