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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5.01 18:40 수정 : 2018.12.27 17:06

이성심 사무국장

이성심
사)한국뇌성마비복지회부산지회 전 사무국장

19대 대선이 앞당겨 치러진다. 출산으로 비유하자면 팔삭둥이를 낳는 조산이다. 그런데도 언제나 그랬듯 출마자들 공약은 거기서 거기다. 세종대왕이 대선 후보로 나온다고 해도 국민들은 아무런 관심이 없을 것이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대통령의 존재감이 그만큼 퇴색해버려서다. 누가 당선되든 나와 무슨 상관이냐는 식이다. 우리 국민들은 마음이 착해서인지 악해서인지, 지난 일을 쉽게 잊는 경향이 있다. 지난 대선·총선에서 공약에 판판이 속아온 게 그 증거다.

후보들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그럴싸한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한다. 지역마다 공약이 달라도 유권자들은 어느 티브이 광고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우리 지역에 무엇을 해줄 것인가에만 관심을 집중한다. 허무맹랑한 공약을 내놓아도 분석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 이번 대선은 더욱 그러하다. 아예 될 사람한테 몰표를 주자는 얘기마저 나온다. 아무리 현실 정치가 환멸스럽다고 해도 그런 선택은 우리를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다.

케케묵은 이야기지만,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 멸망이 와도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다.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경구다. 나라의 앞날과 우리 자녀를 위하는 마음으로 선거에 임해야 하다. 공약을 냉철하게 따지고 예산조달 여부, 지속가능성 등을 점검해봐야 한다. 특히 헛된 복지 공약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지 않은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후보들이 과거 어떤 삶의 궤적을 보였는지를 따져보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그들이 살아온 삶은 곧 그가 우리에게 보여줄 미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23일 한국방송 스튜디오에서 힘들지만 저녁 8시부터 2시간 동안 1차 대선후보 방송 토론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는데, 이 토론회가 동네 통장, 반장을 뽑는 토론회인지 아연실색했다. 진행자가 후보자들에게 주제를 공지했음에도 5명 중 단 한명도 그 주제에 맞는 질문은 없고 하나처럼 주제와는 상관없이 인신공격을 초지일관했다. 자신의 정치, 경제, 사회, 국제관을 국민들에 알릴 최상의 기회인데도 물고 뜯는 행태가 한심하다 못해 참담했다.

비록 밝은 대낮이지만 좀더 정밀하게 후보들을 점검해본다는 심정으로 등불이라도 켜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것이 바로 유권자의 책임이다. 유권자들이여, 디오게네스의 등불을 켜자.

#장애로 “촛불 집회, 태극기 집회에 나가고 싶지만 나가지 못한” 필자가 정성 들여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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