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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4.10 18:27 수정 : 2017.04.10 19:29

김성은
경기관광공사 대리

아빠육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슈퍼맨이 돌아왔다>(한국방송) 등 아빠가 육아를 함께 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는다. 아빠의 육아 참여가 아이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도 많이 알려졌다. ‘아빠효과’라는 이 개념은 어린 시절 아빠와 함께 많이 보낸 아이일수록 자존감이 높고 학습능력과 언어능력 심지어 사회성까지 좋다는 것이다.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도 급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2016년 남성 육아휴직자는 총 7616명으로 전년에 비해 56.3% 증가했다.

하지만 실상은 어떨까. 평범한 직장인 아빠가 주중에 아이와 함께 시간 보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2015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오이시디 회원국 아빠의 육아참여시간이 하루 평균 43분인 것에 견줘 한국 아빠의 경우는 6분으로 오이시디 국가 중 꼴찌를 차지했다. 내 경험을 살려 주중에 시간 내는 것이 어렵다면 주말을 이용해 아이와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내보는 것을 추천한다. 결코 무모(無謀)하지 않은 무모(無母)한 여행이다.

지난해 처음 두 살도 안 된 아이를 데리고 엄마 없이 여행을 떠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모두 무모한 행동이라며 만류했다. 아이가 너무 어리고 엄마 없이 여행하면 아이도 힘들 것이며 아이와 함께 24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면 아빠도 금방 지치게 된다고 했다. 사실 아이 엄마 없이 한 번도 아이와 밖에서 하루 이상을 보내 본 적이 없어 아빠인 필자도 걱정되긴 마찬가지였다.

일단 실행에 옮기기로 하고 항공권을 예매한 다음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대형 배낭에 아빠 짐과 아이 짐을 챙겨 뒤로 메고 앞으로는 아이를 안은 채 공항으로 향했다. 하지만 출발도 안 한 비행기에서 “내리자”며 울기 시작한 아이는 이륙해서도 30분 동안 울었다. 제주도에 도착해서는 아예 걷지 않으려 해 무거운 배낭과 아이를 안고 비 오는 길을 걸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아빠와 아들의 2박3일 무모한 여행은 평생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여러 개 만들어 줬다. 여행에서 돌아온 아들의 아빠를 대하는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엄마에게만 안겨 있던 아들은 아빠에게도 안아달라고 했다. 아빠와 여행 중 3일 동안 했던 사우나를 기억하고 <아빠와 함께 목욕>이란 그림책을 들고 와 읽어달라고 했다. 한번은 엄마가 외출한 토요일, 2시간 조금 넘는 무모한 전철여행을 하고 돌아왔더니 자동차만 찾던 아들이 2~3주 동안 기차 관련 책, 장난감만 달라고 했던 적도 있다. 그렇게 시작된 무모(無母)한 여행은 무모한 전철여행, 무모한 버스여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단 떠나보면 이 무모한 여행의 가장 큰 수혜자는 엄마도 그리고 아이도 아닌 ‘아빠’라는 사실을 금세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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