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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4.03 18:22 수정 : 2017.04.03 19:00

정병호
전북대 산업공학과 교수

2014년 어느 봄날 300여명의 희생자와 함께 차가운 바닷속으로 사라지며 온 국민을 경악하게 했던 세월호가 드디어 인양되었다는 소식이다. 희생자 중에는 저마다 간직한 꿈을 미처 펼쳐보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이 대부분이어서 더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불현듯 끌어 올려질 것을 왜 그리 오랫동안 미수습자 가족들의 애를 태우며 어두운 바닷속에 있었는가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우여곡절 끝에 인양이 되고 나니 이제는 세월호 내부 수색 방식 등 인양된 후의 절차에 대한 논란이 시작되는 듯하다. 특히 선체 내부 수색을 위해 객실이 있는 상층부를 절단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선체 내부에 무질서하게 엉켜 있을 컨테이너, 철근, 자동차 등 화물들을 정리하고 미수습자나 희생자의 유류품을 찾기 위한 수월성을 고려한다면 해양수산부(해수부)의 의견에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 그러나 세월호만큼은 수월성이나 비용 측면에서 접근하지 말았으면 한다.

세월호는 극히 일부 보수 논객들이 이야기하듯 단순한 교통사고로 치부하고 잊기에는 너무나 큰 아픔이었기 때문이다. 세월호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우리는 세월호로부터 무엇을 얻을 것인가?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 무엇이 달라질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통해 우리 역사를 세월호의 전후로 구분하는 하나의 획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아픔이 있더라도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를 청산하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 안전을 무시한 무리한 설계 변경과 여객선 관리 부실, 과적과 평형수 부족 등으로 인한 복원력 저하,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의 책임감 결여, 사고 후 구조 과정에서 빚어진 해경의 우왕좌왕 등 그동안 거론되었던 간접적인 원인들만 봐도 세월호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 덩어리의 복합체임에 틀림이 없다. 이들 중 어느 하나만 제대로 된 감시기능이 작동했어도 이렇듯 대규모 참사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사고의 원인 규명을 위해서 선체의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가능한 한 선체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미수습자 및 유류품을 찾기 위한 수색을 진행해야 한다.

다음은 원인 규명 후에 세월호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세월호 대참사는 결코 잊혀서는 안 된다. 어린 학생들이 어이없이 희생된 아픔이 영원히 잊히지 않도록 하고 선체를 후손들에게 안전의식을 고취하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인양된 선체를 안산 앞바다로 옮겨 수상안전, 화재안전, 교통안전 등 다양한 관점에서 안전에 관한 체험을 통해 교육하는 안전 캠프로 활용할 것을 고려해보자. 학교와 가정에서 아이들의 안전의식을 고취하는 추모·체험 캠프로 활용함으로써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어린 생명들을 기억하고 후손들에게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좋은 교육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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