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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4.03 18:20 수정 : 2017.04.03 18:59

김영석
시인

기다렸다 참아왔다
깊은 바다 어둠 속에서
한줄기 햇빛은 오랜만에 행복했다

거짓은 참됨을 이길 수 없고
진실은 침몰하지 않고 다만 잠겨 있을 뿐이다
기나긴 일천칠십삼일의 어둠 속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꿈꾸며
기다려온 미수습의 망자들

우리 모두 육지에서 그들이 하루속히 광명 찾아
솟아나길 기도하며
노란 리본을 가슴에 안았다

팽목항에서 그대들이 잠든
파도 치는 바다를 바라볼 때
어서 빨리 바닥을 치고 수면 위로 오르기를 기다렸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온 국민의 열망에 보답하듯
드디어 뱃머리가 수면 위로 오를 때
우리 모두 숨을 죽이며 시선이 집중됐다

이제 어둠의 장막을 벗어나서
진자리를 훌훌 털어버리고
꽃이 피고 평화가 가득한 마른자리에서
영생을 두 손 모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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