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연구센터 운영위원장 알파고의 충격이 누그러질 무렵 증강현실 기반의 포켓몬고 바람이 세상을 흔들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공원을 누비는 사람들, 4차 산업혁명이 어느새 생활 깊숙이 들어선 장면이었다. 18세기 산업혁명은 대대로 변화가 없던 당시 삶의 방식을 크게 바꿔놓았다. 생산양식이 바뀌고, 사회 주도 세력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4차 산업혁명은 이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낼까? 현재 형태의 스마트폰이 등장한 게 불과 10년 전. 세상을 만나고 정보를 생산·소비하는 방식이 바뀌었고, 전혀 다른 모습들로 우리의 시간이 채워졌다. 한편 나머지 우리의 삶, 일하는 방식, 주변 공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이 소개된 지는 1년여. 기술·산업·정책 논의들이 쏟아졌고, 혹자는 과대포장이라 비판했다. 산업혁명이 몇 번 있었고 각각의 본질적 차이는 무엇인지도 전문가 주장은 여전히 분분하다. 그럼에도 인류 역사는 공상 같은 꿈에서 출발해 상상하고 실천하며 현실로 이루어온 결과다. 개념의 엄정함과 무관하게 많은 이들이 공유하는 비전은 실현을 위한 힘을 만들어 낸다. 4차 산업혁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가상물리 시스템’이다. 물리적 실체와 환경이 측정값에 의해 정보로 반영되고, 정보 처리와 운영 결과가 해당 실체와 환경을 조정·통제한다. 인공지능·증강현실 등 기술 발달로 가상공간과 물리실체가 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폭과 영향은 기존 공장자동화 등에 비길 수준이 결코 아니다. 시스템 지능화가 편의성만 높여줄까? 컨베이어벨트는 2차 산업혁명의 핵심 장면이자, 기계가 통제하는 노동 소외의 상징이다. 기술 의존이 지능화와 만나면 문제는 훨씬 심각해진다. 자의식 없는 인공지능의 판단에 가치나 이유는 무의미하다. 시스템이 지능화할수록 사람의 선택 여지는 줄고 사회적 조정·관리 기능도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4차 산업혁명 논의의 대부분은 기술 수용과 적응을 제안한다. 기술을 사회 외적 요소로 고려하지만, 실상 다양한 사회적 욕구들을 간과한다. 오바마의 3D 프린팅 지지에는 제조업 재탈환의 야심이 깔려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산업기반을 해체·재구성할 것이며, 제1세계 엘리트 인재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진다. 빛이 강할수록 그늘도 깊다. 구글 데이터센터 하나가 원자력발전소 2~3기의 전력을 소모하지만, 극소수 인력으로 운영된다. 3D 프린트 공장, 아마존 매장도 마찬가지다. 노동 없는 산업은 노동의 위기로 직결된다. 반면 미국의 고임금 일자리 모델은 한국에 안착하기 쉽지 않다. 소프트웨어와 디자인 전문인력 대다수가 충분한 처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과 사회의 결합 수준만큼이나 기술-사회 통합조정 역량이 중요해진다. 하지만 정치·행정 중심의 미분화된 리더십 체제와 낮은 협치 역량을 갖는 한국 사회는 변화 속에서 더 큰 문제를 낳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희망은 존재한다. 스마트시대에 시민의 기술 활용 역량과 환경의 성장, 시민참여 과학문화의 확장을 보라. 촛불집회가 보여준 시민민주주의의 힘을 기술과 어떻게 결합하는가에 따라 미래는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상상과 전망, 사회적 조정의 힘이 우리에게 더욱 시급하다. 기술 중심의 추종 전략으로는 미래 사회를 구상하고 대비하는 데 실패할 수밖에 없다.
왜냐면 |
[왜냐면] 4차 산업혁명을 맞는 사회의 과제 / 김민수 |
김민수
시민참여연구센터 운영위원장 알파고의 충격이 누그러질 무렵 증강현실 기반의 포켓몬고 바람이 세상을 흔들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공원을 누비는 사람들, 4차 산업혁명이 어느새 생활 깊숙이 들어선 장면이었다. 18세기 산업혁명은 대대로 변화가 없던 당시 삶의 방식을 크게 바꿔놓았다. 생산양식이 바뀌고, 사회 주도 세력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4차 산업혁명은 이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낼까? 현재 형태의 스마트폰이 등장한 게 불과 10년 전. 세상을 만나고 정보를 생산·소비하는 방식이 바뀌었고, 전혀 다른 모습들로 우리의 시간이 채워졌다. 한편 나머지 우리의 삶, 일하는 방식, 주변 공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이 소개된 지는 1년여. 기술·산업·정책 논의들이 쏟아졌고, 혹자는 과대포장이라 비판했다. 산업혁명이 몇 번 있었고 각각의 본질적 차이는 무엇인지도 전문가 주장은 여전히 분분하다. 그럼에도 인류 역사는 공상 같은 꿈에서 출발해 상상하고 실천하며 현실로 이루어온 결과다. 개념의 엄정함과 무관하게 많은 이들이 공유하는 비전은 실현을 위한 힘을 만들어 낸다. 4차 산업혁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가상물리 시스템’이다. 물리적 실체와 환경이 측정값에 의해 정보로 반영되고, 정보 처리와 운영 결과가 해당 실체와 환경을 조정·통제한다. 인공지능·증강현실 등 기술 발달로 가상공간과 물리실체가 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폭과 영향은 기존 공장자동화 등에 비길 수준이 결코 아니다. 시스템 지능화가 편의성만 높여줄까? 컨베이어벨트는 2차 산업혁명의 핵심 장면이자, 기계가 통제하는 노동 소외의 상징이다. 기술 의존이 지능화와 만나면 문제는 훨씬 심각해진다. 자의식 없는 인공지능의 판단에 가치나 이유는 무의미하다. 시스템이 지능화할수록 사람의 선택 여지는 줄고 사회적 조정·관리 기능도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4차 산업혁명 논의의 대부분은 기술 수용과 적응을 제안한다. 기술을 사회 외적 요소로 고려하지만, 실상 다양한 사회적 욕구들을 간과한다. 오바마의 3D 프린팅 지지에는 제조업 재탈환의 야심이 깔려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산업기반을 해체·재구성할 것이며, 제1세계 엘리트 인재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진다. 빛이 강할수록 그늘도 깊다. 구글 데이터센터 하나가 원자력발전소 2~3기의 전력을 소모하지만, 극소수 인력으로 운영된다. 3D 프린트 공장, 아마존 매장도 마찬가지다. 노동 없는 산업은 노동의 위기로 직결된다. 반면 미국의 고임금 일자리 모델은 한국에 안착하기 쉽지 않다. 소프트웨어와 디자인 전문인력 대다수가 충분한 처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과 사회의 결합 수준만큼이나 기술-사회 통합조정 역량이 중요해진다. 하지만 정치·행정 중심의 미분화된 리더십 체제와 낮은 협치 역량을 갖는 한국 사회는 변화 속에서 더 큰 문제를 낳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희망은 존재한다. 스마트시대에 시민의 기술 활용 역량과 환경의 성장, 시민참여 과학문화의 확장을 보라. 촛불집회가 보여준 시민민주주의의 힘을 기술과 어떻게 결합하는가에 따라 미래는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상상과 전망, 사회적 조정의 힘이 우리에게 더욱 시급하다. 기술 중심의 추종 전략으로는 미래 사회를 구상하고 대비하는 데 실패할 수밖에 없다.
시민참여연구센터 운영위원장 알파고의 충격이 누그러질 무렵 증강현실 기반의 포켓몬고 바람이 세상을 흔들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공원을 누비는 사람들, 4차 산업혁명이 어느새 생활 깊숙이 들어선 장면이었다. 18세기 산업혁명은 대대로 변화가 없던 당시 삶의 방식을 크게 바꿔놓았다. 생산양식이 바뀌고, 사회 주도 세력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4차 산업혁명은 이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낼까? 현재 형태의 스마트폰이 등장한 게 불과 10년 전. 세상을 만나고 정보를 생산·소비하는 방식이 바뀌었고, 전혀 다른 모습들로 우리의 시간이 채워졌다. 한편 나머지 우리의 삶, 일하는 방식, 주변 공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이 소개된 지는 1년여. 기술·산업·정책 논의들이 쏟아졌고, 혹자는 과대포장이라 비판했다. 산업혁명이 몇 번 있었고 각각의 본질적 차이는 무엇인지도 전문가 주장은 여전히 분분하다. 그럼에도 인류 역사는 공상 같은 꿈에서 출발해 상상하고 실천하며 현실로 이루어온 결과다. 개념의 엄정함과 무관하게 많은 이들이 공유하는 비전은 실현을 위한 힘을 만들어 낸다. 4차 산업혁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가상물리 시스템’이다. 물리적 실체와 환경이 측정값에 의해 정보로 반영되고, 정보 처리와 운영 결과가 해당 실체와 환경을 조정·통제한다. 인공지능·증강현실 등 기술 발달로 가상공간과 물리실체가 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폭과 영향은 기존 공장자동화 등에 비길 수준이 결코 아니다. 시스템 지능화가 편의성만 높여줄까? 컨베이어벨트는 2차 산업혁명의 핵심 장면이자, 기계가 통제하는 노동 소외의 상징이다. 기술 의존이 지능화와 만나면 문제는 훨씬 심각해진다. 자의식 없는 인공지능의 판단에 가치나 이유는 무의미하다. 시스템이 지능화할수록 사람의 선택 여지는 줄고 사회적 조정·관리 기능도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4차 산업혁명 논의의 대부분은 기술 수용과 적응을 제안한다. 기술을 사회 외적 요소로 고려하지만, 실상 다양한 사회적 욕구들을 간과한다. 오바마의 3D 프린팅 지지에는 제조업 재탈환의 야심이 깔려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산업기반을 해체·재구성할 것이며, 제1세계 엘리트 인재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진다. 빛이 강할수록 그늘도 깊다. 구글 데이터센터 하나가 원자력발전소 2~3기의 전력을 소모하지만, 극소수 인력으로 운영된다. 3D 프린트 공장, 아마존 매장도 마찬가지다. 노동 없는 산업은 노동의 위기로 직결된다. 반면 미국의 고임금 일자리 모델은 한국에 안착하기 쉽지 않다. 소프트웨어와 디자인 전문인력 대다수가 충분한 처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과 사회의 결합 수준만큼이나 기술-사회 통합조정 역량이 중요해진다. 하지만 정치·행정 중심의 미분화된 리더십 체제와 낮은 협치 역량을 갖는 한국 사회는 변화 속에서 더 큰 문제를 낳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희망은 존재한다. 스마트시대에 시민의 기술 활용 역량과 환경의 성장, 시민참여 과학문화의 확장을 보라. 촛불집회가 보여준 시민민주주의의 힘을 기술과 어떻게 결합하는가에 따라 미래는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상상과 전망, 사회적 조정의 힘이 우리에게 더욱 시급하다. 기술 중심의 추종 전략으로는 미래 사회를 구상하고 대비하는 데 실패할 수밖에 없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