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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03 18:37 수정 : 2005.11.03 18:37

왜냐면

학칙을 어긴 나를 처벌해 주든지 아니면 민주적인 대학으로 돌아가기 위해 학칙을 개정하든지, 진정으로 학교 쪽의 선택을 기다린다.

대한민국은 헌법의 틀 속에서 경제활동과 사회생활을 하며 사는 민주공화국이다. 이것은 초등학생도 알 만한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다. 난 대한민국 대학생이다. 나라에 헌법이 있으면 대학에는 학칙이 있다. 당연히 학칙 아래서 학교생활을 하는 하나의 인간이다. 헌법을 달달 외우고 사는 사람은 없을지라도 우리는 직접, 간접적으로 헌법을 인지하고 지키고 있다. 학칙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떠한 기회가 있어 학칙을 보게 되었다.

분명 세상은 민주시대인데 아직도 군사독재 시절에 사는 학칙을 보게 되었다. 학생은 학내외를 막론하고 정당 또는 정치적 목적의 사회단체에 가입하거나 기타 정치활동을 할 수 없게 돼 있었다. 난 학칙을 어긴 학생인 것이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학칙이었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학교 쪽의 대답이다. 이 학칙 때문에 손해보거나 피해보는 사람이 없으니 그냥 두자는 식의 해명이였다. 헌법도 잘못되면 헌법소원을 하는데 학교는 그런 가능성을 완전 차단했으며 상식 밖의 많은 행동과 태도로 일관하였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서로 토론하고 대화하고 가능한 합의를 이루어 내어서 서로 발전된 가능성을 찾는 것은 지극히 민주적인 방법일 것이다. 예전 중·고등학교 시절에 학생이 잘못하면 선생님이 일방적인 물리력을 행사하는 시절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런 일들이 많이 완화되었고 학교가 민주적으로 변화했다.

그러나 더 많이 배우고 성숙한 대학교에서는 아직까지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국가보안법이라는 법 속에 갇혀 사는 대학생, 반민주적인 학칙이 존재하므로 말이다. 거기에서 그걸 이용해서 안주하려는 학교 내의 많은 사람들이 있으므로 말이다. 참여정부 들어서 대학의 개혁을 외치면서 대학의 통폐합이나 대학의 질적 향상을 위해 정책적으로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정책이나 제도로써 대학을 개혁한다고 해도 대학의 뿌리에 기생하고 있는 악질적이고 고질적인 병폐부터 고치지 않으면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썩을 대로 썩게 되는 것이다. 군사독재 시절 자기 자신의 영광과 목적이 아닌 남과 민족을 위해 죽고 싸운 많은 선배 대학생들에게 한없이 미안하다.

올해 5월에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에서 이런 대학생의 정치활동을 제한하는 학교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 5개월이 넘도록 아직까지 아무런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 너무 답답하다. 물론 국가인권위에서 많은 업무로 인해 바쁘겠지만 이런 불합리하고 잘못된 학칙 아래 살고 있는 많은 대학의 학생들에게 범법자가 아닌 진정한 대학생으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하루빨리 만들어 주어야 한다. 또한 학칙을 어긴 나를 처벌해 주든지 아니면 민주적인 대학으로 돌아가기 위해 학칙을 개정하든지, 진정으로 학교 쪽의 선택을 기다리는 바이다.

장명욱/경주대학교 방송언론광고학부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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