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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05 18:47 수정 : 2016.09.05 19:02

한명균
교육활동가

매년 이 시기가 되면 언론에 단골로 등장하는 업체가 있다. 바로 입시 컨설팅 업체들이다. 대학 입시에서 학생들이 더 나은 결과를 얻도록 조언하고 돕는다면 정당한 경제활동이지만, 일부 컨설팅 업체는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못하면서 과다한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매년 많은 학생과 학부모는 그들에게 당할 수밖에 없을까.

첫째, 자기소개서라는 요소 때문이다. 이 시기가 되면 수시모집 기준으로 학생의 교과 성적은 마무리된다.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아 점수를 올리기는 쉽지 않고, 각종 대학별 고사도 준비하지 않았다면 마찬가지다. 그런데 짧은 시간에도 충분히 작성할 수 있는 전형요소가 바로 자기소개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자기소개서는 교과 성적을 뒤집을 마법의 도구로 변질된다.

둘째, 얼핏 모순되어 보이는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 및 기대심리 때문이다. 현재는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안정적이라고 할지라도 단 한 번뿐인 수능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망칠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이 시기가 되면 과하게 인식되기 마련이다. 이와는 반대로 막연한 기대심리도 있다. 학생부 교과전형의 경우 소위 ‘커트라인’이 있지만 학생부 종합전형은 교과 외 활동에 따라 합격자의 등급이 넓게 분포하기 때문에 ‘나’나 ‘우리 아이’보다 낮은 교과성적에도 합격한 사례가 존재한다.

그러나 진실은 이와 다르다. 우선 자기소개서는 마법의 도구가 절대 아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3년간의 학교생활 전 과정을 평가하는 전형이다. 학생이 진로를 선택하고 탐색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학생부에 기재되고, 이를 근거로 쓰는 것이 자기소개서다. 일례로 한양대의 경우는 자기소개서조차 받지 않는다. 학생부만으로도 평가가 가능하며, 학생부야말로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서류라는 의사표현이다.

또한 수능을 망칠 것에 대한 염려나 낮은 등급으로 합격한 사례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다. 수능을 망쳤다는 경우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졸업생의 응시로 인해 재학생끼리 응시한 모의고사 성적에 비해 하락한 경우가 많다. 이는 사전에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경우의 수이기 때문에 대비를 할 문제지 공포를 느낄 문제는 아니다. 또한 학생부 종합전형 합격자들은 학생부 교과전형 기준에서 1등급 정도 이내 범위에 많이 분포해 있다. 낮은 등급으로 합격한 경우 그만큼 교과 외 활동 실적이 뛰어난 예외적인 사례다. 따라서 ‘나’나 ‘우리 아이’가 그런 사례인지 냉철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선택의 순간이 코앞에 다가왔다. 자신의 장점이 무엇이고 그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전형 방식은 무엇인지 고민해서 유리한 방향을 선택하고 집중하자. 입시 컨설턴트들은 양심을 거스르지 말자. 학생부를 꼼꼼하게 읽어보면 유불리를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은가. 유불리를 판단할 수 없다면 능력이 부족한 것이고, 알면서도 속인다면 처벌받지 않더라도 분명한 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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